주요국 중앙은행 긴축 행보 전망에 상승 제한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미 달러화 가치가 10일(현지시간) 하락했다. 좀처럼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 물가 상승세에 긴축 기대가 강해졌지만, 달러화는 다른 중앙은행들 역시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면서 상승세가 제한됐다.
뉴욕 외환시장에 따르면 미국 동부시간 오후 3시 27분 기준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달러화지수)는 전장보다 0.05% 오른 95.54를 기록했다.
미 노동부는 지난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한 달 전보다 0.6%, 1년 전보다 7.5% 각각 상승했다고 밝혔다. 전년 대비 상승률은 1982년 2월 이후 최고치로, 월가 기대치 7.2~7.3%로 웃돌았다.
달러화지수는 CPI 발표 직후 0.5%가량의 상승 흐름을 보였지만 이내 하락 전환했다.
다만, 연방준비제도(Fed) 내에서 강력한 매파 발언이 나오면서 달러화지수는 다시 소폭 상승 전환했다. 이날 블룸버그통신과 인터뷰에서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상반기 100bp(1bp=0.01%포인트)의 금리 인상을 주장했다.
상반기 중 남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가 3차례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특정 회의에서는 50bp의 금리 인상도 가능하다는 얘기로 해석된다. 불러드 총재는 비정례회의에서도 금리를 올릴 수 있다고 발언해 시장에 적잖은 충격을 줬다.
미 달러화.[사진=로이터 뉴스핌] 2022.02.11 mj72284@newspim.com |
높은 CPI 상승률에 불러드 총재의 발언까지 시장을 덮치면서 3월 50bp의 금리 인상 확률은 더욱 커졌다. 연방기금 선물시장은 50bp 인상 가능성을 99.5%로 반영했다.
BK 애셋 매니지먼트의 캐시 리엔 매니징 디렉터는 로이터통신에 “시장은 포지션을 바꾸고 있으며 투자자들은 이를 무시하기 어렵다”면서 “우리가 뜨거운 인플레 지표를 확인했다는 사실은 다시 통화정책으로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시장은 다른 주요 중앙은행이 높은 인플레이션에 어떻게 대응할지에도 주목하고 있다. 유로화는 최근 금리 인상 기대를 낮추려는 유럽중앙은행(ECB) 인사들의 발언에도 상승했다. 이날 유로/달러 환율은 0.22% 오른 1.1450달러를 나타냈다.
이미 두 달 연속 금리를 올린 영란은행(BOE)도 공격적인 매파 행보를 지속할 수밖에 없다는 진단이 나오면서 영국 파운드화도 강해졌다. 파운드/달러 환율은 0.27% 상승한 1.3572달러를 가리켰다.
오안다의 에드워드 모야 선임 시장 애널리스트는 로이터통신에 “미국 CPI 지표는 연준에 대한 기대를 변화시켰을 뿐만 아니라 BOE가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한 기대에도 영향을 줬다”면서 “전 세계적으로 물가 상승세가 광범위하게 진행 중이며 선진국 경제가 더 적극적으로 인플레이션 억제에 나설 것”이라고 판단했다.
앞서 스웨덴 중앙은행(Riksbank)은 기존 통화정책을 유지하고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이라는 견해를 강조했다. 스웨덴 통화 당국의 비둘기파적인 기조에 달러/크로나 환율은 1.91% 급등한 9.2954크로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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