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김제이 기자 = 탈중앙조직을 의미하는 ‘DAO(다오)’가 최근 가상자산 업계에서 핫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
DAO란 ‘탈중앙화 자율 조직(Decentralized Autonomous Organizations)’의 영문 약자로 기업처럼 이익을 추구하고, 다양한 사업을 통해 얻은 이익을 참가자들과 사전 계약에 의해 분배하는 조직이다.
대부분 기업의 운영 형태인 주식회사와 비슷한 개념이지만 DAO는 소유주나 경영진이 있는 중앙화 조직인 기업의 과는 반대로 탈중앙화에 기반하며 알고리즘 위에서 돌아가기 때문에 완전한 투명성을 자랑한다.
아직 국내에서는 생소한 개념이지만 최근 미국의 헌법 경매에서 ‘헌법DAO(Constitution DAO)’가 이름을 알리기 시작하면서 세계에서는 DAO에 주목하고 있다.
12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는 소더비 경매에 올라온 헌법 초판본을 공동 소유하자는 목표로 헌법DAO가 결성됐다.
헌법DAO는 일주일도 안 돼 약 470억원어치 이더리움을 모으며 화제를 일으켰다. 낙찰에는 실패했지만 단시간에 공동의 목표를 위해 개인들이 모였다는데에서 DAO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DAO는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만들어진 새로운 형태의 조직으로 블록체인의 탄생 의의와 같이 탈중앙화와 투명성에 궤를 같이한다. DAO의 기본적인 원리는 ▲중앙화된 리더십이 없는 구성원 소유의 커뮤니티 ▲인터넷의 낯선이와의 안전한 협업 ▲특정한 목적을 위한 기금 조성을 위한 안전한 장소 등이다.
가장 유명한 DAO 중 하나는 ‘더 다오'(THE DAO)다. 더 다오는 탈중앙화 금융의 가치를 믿는 이들이 모인 이더리움 커뮤니티다.
더 다오는 지난 2016년 6월 해커들의 공격으로 약 520억원의 피해를 입을 뻔했으나 다행히 인출 전에 이더리움 개발팀이 조치를 취해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이 사건으로 인해 블록체인계에서는 DAO에 대한 회의감이 퍼지기 시작했다.
그러다 지난해부터 NFT(Nom-Fungible Token)이 주목받기 시작하면서 NFT를 기반으로 한 DAO도 재조명받게 됐다.
실제로 국내에서도 NFT와 DAO의 개념이 한데 엮인 DAO 프로젝트가 진행된 바 있다.
‘국보 다오(DAO)’다. 국보DAO는 한재선 그라운드X 대표와 정우현 아톰릭스랩 대표 등의 적극 주도로 다수의 시민과 커뮤니티의 힘으로 문화유산을 보호하자는 취지로 결성됐다. 미국의 헌법 다오가 있다면 우리나라엔 국보 다오가 있는 것이다.
국보 다오의 목표는 간송미술관이 경매를 통해 내놓은 국보 제72호 ‘계미명금동삼존불입상’와 국보 73호 ‘금동삼존불감’ 경매에 참여해 이를 낙찰받는 것이었다. 국보를 낙찰받기 위한 기금 모집을 위해 NFT 민팅(NFT 발행)을 진행했다.
NFT는 그라운드X의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 기반으로 발행이 됐으며 NFT 1개를 민팅하는 비용으로 350클레이(KLAY)가 필요했다. 민팅이 이뤄졌던 지난달 23일 기준 대략 50만원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경매 참여를 위한 최소 자금은 50억원이었다.
하지만 모금 결과 클레이 154만3500개(약 24억2946만9000원)로 최소 금액에 도달하지 못해 낙찰에는 실패하며 NFT 환불이 이뤄졌다.
헌법DAO나 국보DAO 모두 최종 목표를 이루지는 못했으나 DAO의 기능과 역할을 세상에 알렸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문가들도 DAO가 향후 새로운 트렌드로 부상할 것이라는 데에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미국 가상자산 데이터 분석업체 메사리는 “2020년이 디파이(DeFi, 탈중앙화 금융)의 해였고, 2021년이 NFT의 해였다면 2022년은 탈중앙화자율조직(DAO)의 해가 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가상자산 전문기업 헥슬란트 역시 최근 보고서를 통해 “디파이가 새로운 금융, NFT는 예술의 미래라면, DAO는 인적 조직과 커뮤니티의 미래”라고 평가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e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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