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외교에 전념하지만 다른 시나리오도 똑같이 준비돼 있다”
[모스크바=AP/뉴시스]유세진 기자 =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전화 회담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 “결정적으로 대응하고 신속하게 심각한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분명히 경고했다고 백악관이 밝혔다.
한 시간 조금 넘게 계속된 통화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에게 침략이 “인간의 광범위한 고통을 야기하고 러시아의 입지를 약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백악관은 미국이 여전히 외교에 전념하고 있지만 “다른 시나리오에 대해서도 똑같이 준비되어 있다”고 말했다.
두 정상은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미 정보에 따르면 러시아가 수일 내에, 어쩌면 오는 20일 베이징 동계올림픽 폐막 전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수 있다”고 경고한 다음 날 전화 회담을 가졌다.
바이든 미 행정부는 러시아가 곧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수 있다고 몇 주째 경고해 왔지만, 미국 관리들은 앞서 러시아가 중국의 반감을 사지 않기 위해 동계올림픽이 끝난 후까지 기다릴 것 같다고 말한 바 있다.
설리리번 보좌관은 지난 11일 러시아가 올림픽 기간 중 군사 행동을 취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첩보가 수집됐다고 말했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국경 인근에 10만 명이 훨씬 넘는 병력을 집결시켰고 인접국인 벨라루스에 병력을 파견해 훈련을 벌이고 있지만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의도는 없다고 부인하고 있다.
이 문제에 정통한 미 관리는 익명을 전제로 미국은 러시아가 오는 16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것으로 보인다는 정보를 입수했다고 말했지만 백악관은 러시아가 언제 우크라이나 침공을 감행할 지 확실히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미 관리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인근 공군과 육지, 해상 화력 증강이 빠른 시일 내에 침공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했다며 러시아가 언제든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미 관리들이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는 신호로 우크라이나 대사관 철수 계획을 발표했고, 영국 등 다른 유럽 국가들도 자국민들에게 우크라이나를 떠날 것을 촉구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바이든 미 대통령과의 통화에 앞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도 전화 회담을 가졌다. 크렘린궁의 회담 내용 요약은 우크라이나 긴장 완화를 위한 진전이 거의 이뤄지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한편 앤서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역시 이날 미-러 정상 간 전화회담을 앞두고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회담을 갖고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 미국과 유럽의 단호한 대응에 맞닥뜨릴 것이라고 말했다. 또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과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 역시 이날 전화회담을 가졌다.
러시아는 푸틴 대통령과 마크롱 대통령 간 회담에 대한 성명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것이라는 주장은 도발적인 추측”이라고 비난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가입을 금지하고, 나토는 동유럽으로부터 병력을 철수시키라는 러시아의 요구에 미국과 나토가 만족스러운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비난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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