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I, 7년 5개월만에 배럴당 95달러 돌파
#유가 배럴당 100달러 돌파시 물가 1.1%p↑
#이주열 “올해 물가 지난해 보다 높아…2% 중후반 예상”
#한은, 24일 경제전망서 물가 전망치 3%대 수정할 듯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지난달 소비자 물가가 3.6% 오르며 4개월 연속 3%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통계청이 4일 발표한 ‘1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4.69(2020=100)로 1년 전보다 3.6% 상승했다. 4일 오후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를 찾은 고객들이 장을 보고 있다. 2022.02.04. xconfind@newsis.com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미국의 소비자물가가 4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전쟁 우려가 커지면서 국제유가도 배럴당 100달러 돌파를 눈 앞에 두고 있다.
유가 상승과 글로벌 공급 병목 등으로 올해도 미국 등 주요국의 물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수입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물가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 이에 따라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1년 만에 3%를 넘어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15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24일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소비자물가 전망치를 종전 2.0%에서 3.0%대로 대폭 상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는 지난해 소비자물가 상승률(2.5%) 보다 높은 수치다. 예상대로 물가가 3%로 오르면 2011년(4.0%) 이후 11년 만에 처음으로 3%를 넘게 된다.
우리나라의 소비자물가는 3%대의 높은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3.2%로 3%대를 넘어선 이후 11월(3.2%), 12월(3.7%), 올해 1월(3.6%) 등으로 올라 4개월 연속 3%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연간 물가 상승률은 2.5%, 근원물가 상승률은 1.8%에 달했다.
한은은 올해 물가가 지난해 연간 수준을 뛰어 넘고, 상당기간 3%대를 지속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최근 물가 상승 확산세는 물가 급등기로 분류하는 2008년과 2011년보다 높은 수준으로 올해 소비자물가와 근원물가 상승률이 지난해 수준을 상당 폭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며 “목표수준을 넘어서는 물가 오름세가 이어지면서 기대인플레이션이 상승할 경우 추가적인 물가 상승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지난달 14일 금통위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수준을 웃도는 2% 중후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우려에 따른 공급 부족 등으로 국제유가도 배럴당 100달러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는 등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15일(현지시간)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가격은 전장보다 0.39% 오른 배럴당 96.15 달러선에서 거래중이다. 전날인 14일에는 전장보다 0.38% 오른 배럴당 95.78 달러로 마감해 종가 기준으로 2014년 9월 29일(97.20) 이후 7년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뉴욕상업거래서에서 3월물 서부텍사스원유(WTI)도 전거래일 대비 1.71% 상승한 배럴당 95.10 달러선에서 거래중이다. 장중 기준으로 2014년 9월 17일(95.06 달러) 이후 7년 5개월만에 처음으로 배럴당 95달러를 넘어섰다.
문제는 우리나라의 경우 원유를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국제유가 상승은 수입물가 상승 압력으로 이어져 국내 소비자물가를 끌어 올릴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유가가 뛰면서 지난달 수입물가도 전달보다 4.1% 올라 3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제유가가 연평균 배럴당 100달러에 진입하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1.1%포인트 높이는 반면 경제성장률은 0.3%포인트 낮추고, 연평균 120달러가 될 경우 소비자물가가 1.4%포인트 오르고, 성장률은 0.4%포인트 둔화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국제유가 상승은 물가 상승에 따른 소비심리 악화, 원자재 가격 급등에 의한 기업 생산 비용 증가, 수입 단가 상승에 따른 교역 조건 악화 등을 유발해 경제성장률을 하락시키고 물가는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미국 소비자물가도 40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뛰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1월 소비자물가(CPI)는 전년 동기 대비 7.5% 급등했다. 시장 예상치 7.3%를 웃도는 상승률이자 1982년 2월 이후 39년 11개월 만에 최대폭이다. 전월(7.0%) 보다도 오름폭이 더 확대됐다. 이 같은 미국 등 주요국의 물가 상승은 원자재, 중간재, 소비재 등의 수입 가격 상승을 통해 국내 물가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여기에 경기회복으로 인한 대면서비스 수요가 늘어난 데다 재료비 상승이 반영되면서 외식물가가 급등하고 있어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외식물가는 한번 결정되면 하락하기 어려워 연간 물가에 영향을 준다. 지난달 외식물가는 전년동월대비 5.5% 올라 2009년 2월(5.6%) 이후 1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한은에 따르면 전체 39개 외식품목 중 3% 이상 상승한 품목 개수도 34개로 전체의 87%를 차지했다.
시장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공급병목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더해 지면서 올해 소비자물가가 3%대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연초부터 높아진 가격지수 수준 등에서 볼 때 물가 상승 추세가 6개월 이상 지속될 가능성이 높고, 올해 소비자물가는 연간 3% 초반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며 “큰 폭의 마이너스 실질금리, 러시아-우크라이나 갈등 고조에 따른 유가 상승, 임금 상승 등은 향후 물가 전망의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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