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미국의 1월 물가 상승률이 시장의 예상치를 뛰어넘으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빅 스텝’ 인상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지만 일단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연준이 3월 기준금리를 25bp(1bp=0.01%)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모양새다.
로이터 통신이 이번 달 7일~15일 84명의 이코노미스트를 대상으로 실시한 서베이에서 응답자 전원이 오는 3월 15~16일(현지시간)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연준이 기준 금리를 최소 25bp 올릴 것이라고 응답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사진=로이터 뉴스핌] 2022.01.13 mj72284@newspim.com |
다만 지난달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전년보다 7.5% 급등해 40년 만의 최고치를 찍은 이후 50bp를 올리는 ‘빅 스텝’을 단행할 것이란 관측도 힘을 얻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전체 응답자의 4분의 1에 가까운 20명의 응답자는 3월 연준이 금리를 0.50-0.75%로 한 번에 50bp 올릴 것으로 예상했다.
또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의 과반수가 현재 0~0.25%인 미국 기준금리가 12월 말에는 1.25~1.50%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는데, 응답자의 약 25%인 21명은 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지며 연말 금리가 1.50%(상단기준)도 웃돌 것으로 내다봤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에단 해리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이미 작년 가을에는 금리 인상에 나섰어야 했는데 뒷북을 치고 있다(behind the curve)”며 이를 만회하기 위해 연준이 어느 순간 한 번에 금리를 50bp 올리는 방향으로 선회할 리스크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전문가들은 연준이 3월 당장 지나치게 매파적인 움직임에 나설 가능성을 아직까지 높게 보고 있지는 않지만, 채권 시장에서는 보다 공격적인 금리 인상을 예상하는 분위기다.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 반영된 올해 3월 연준이 금리를 25bp 인상할 가능성은 15일 기준으로 43.1%, 50bp 인상 가능성은 56.9%에 달했다. 50bp 금리 인상을 점친 참가자들이 25bp 인상을 예상한 참가자들보다 우세해진 셈이다.
[CME 페드워치 3월 FOMC 전망, 자료=CME 홈페이지] |
연준 위원들 사이에서도 금리 인상 속도를 두고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지난주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오는 3월 금리를 50bp 인상하는 방안을 지지한다며 오는 7월 1일까지 금리를 100bp 인상하기를 원한다는 매파적 발언을 내놓아 시장을 긴축 공포에 빠뜨렸다.
하지만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는 오는 3월 금리를 50bp 인상하는 방안에 대해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며 회의적인 태도를 보였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는 갑작스럽고 공격적 금리 인상은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며 신중론을 보였다.
정책을 결정하는 연준 위원들 사이에서도 당장 의견이 엇갈리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16일 나오는 1월 FOMC 회의 의사록에서 어떤 내용이 나올지 주목하고 있다. 금리 인상 시기, 인플레이션 전망, 대차대조표 축소 등에 대한 위원들의 언급 수위에 따라 단기적으로 시장의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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