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스탠리 최] 지난 2월 11일 베이징 동계올림픽 마스코트 ‘빙둔둔'(冰墩墩) 관련 NFT(대체불가토큰) 제품이 NFT플랫폼 엔웨이플레이(nWayPlay)를 통해 출시됐다.
개당 99달러로 수량은 500개였다. 출시 당일 빙둔둔 NFT 시리즈 가격은 19배 뛰어올라 1,888달러까지 치솟았다. 한때 중국 SNS에서는 빙둔둔 NFT의 가격이 1,000배나 뛰었다는 소문도 나돌았다. 하지만 사실이 아니다.
중국매체 롄신(链新)의 조사에 따르면 빙둔둔 NFT가 인기를 끈 것은 사실이지만 소셜미디어의 주장에는 훨씬 못미친다.
11일 출시 당일 반짝 인기를 끌었던 빙둔둔 NFT 거래량과 가격은 계속 감소하고 있다. 15일 전체 네트워크의 거래 건수는 3건에 불과했고 거래 가격도 340달러로 고점 대비 81% 하락했다.
# 빙둔둔, 베이징에서 만든 NFT가 아니라고?
엔웨이(nWay)는 2011년 설립된 게임 회사로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모바일, PC, 게임기 전반에 걸쳐 콘솔용 멀티플레이 게임 개발 및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다.
이번에 빙둔둔 NFT를 출시한 플랫폼 엔웨이플레이는 엔웨이가 플로우(Flow) 퍼블릭 체인상에서 운영하는 NFT 유통 플랫폼이다. 하지만 정작 빙둔둔의 고향인 중국 본토 사용자에게는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다.
엔웨이플레이는 작년 6월 국제올림픽위원회(IOC)로부터 NFT 제품 관련 승인을 획득했다고 발표했다.
엔웨이플레이 자체는 존재감이 별로 없다. 하지만 엔웨이의 모회사는 ‘애니모카 브랜드(Animoca Brands)’다.
더샌드박스(The Sandbox), 액시 인피니티(Axie Infinity), 오픈씨(OpenSea) 등과 같은 NFT나 메타버스 관련 유명 프로젝트와 기업에 가장 왕성한 투자를 하고 있는 블록체인 투자사이자 개발회사다. 스포츠는 애니모카 브랜즈의 주요 투자 분야 중 하나다.
현재 이 회사의 또 다른 프로젝트 NBA Top Shot은 스포츠 분야 최대의 NFT 플랫폼이 되었다. 댑레이더(Dappradar)의 데이터에 따르면 15일 현재 NBA Top Shot의 전체 거래 규모는 8억 5천만 달러에 달한다.
# 인기 없는 올림픽 NFT, 플랫폼이 문제?
NBA Top Shot과 비교해 보면 엔웨이플레이의 운영은 기대 이하다. 지난 11일부터 15일까지 나흘간 이 플랫폼에서 거래된 NFT의 90% 이상이 10달러에도 미치지 못했다.
세계 최대 NFT 거래 플랫폼인 오픈씨의 15일 하루 거래량이 1억 900만 달러였다는 점을 생각하면 갈 길이 너무 멀어 보인다.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 이후 마스코트인 빙둔둔 인형은 품절될 정도의 인기를 끌고 있다.
엔웨이플레이가 빙둔둔 NFT 출시를 발표하자 네티즌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그러나 중국 본토 사용자의 참여가 사실상 불가능함에 따라 빙둔둔 NFT의 인기는 하루만에 끝났다.
롄신의 통계에 따르면 빙둔둔 NFT 발행 당일 거래 건수는 56건이었고 최저 거래 가격은 500달러, 최고 거래 가격은 1,888달러였다. 다음 날 거래 건수가 22건으로 떨어졌다가 13일에는 4건으로 떨어졌다. 14일 거래량이 13건으로 소폭 늘었지만 15일 다시 3건으로 떨어졌고, 최저 거래가격도 340달러에 그쳤다.
엔웨이플레이에서 출시한 또 다른 올림픽 마스코트 NFT는 더 암울한 실적을 보였다.
2021년 8월에 출시된 2020 도쿄 올림픽 마스코트 NFT는 초기 가격이 99달러였으나 현재는 4달러에 불과하다. 다른 유형의 올림픽 관련 NFT도 대부분 3~4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엔웨이플레이가 발행한 올림픽 관련 NFT가 썰렁한 것은 이 플랫폼의 운영 능력 부족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롄신은 지적했다.
현재 엔웨이플레이의 소셜미디어 계정 팔로워는 7,000명도 안된다. NFT 발행자에게 자체 브랜드 가치와 마케팅 역량은 빼놓을 수 없는 두 가지 필수 요소다.
전세계 NFT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속에 NBA Top Shot이나 판타지 베어(Fantasy Bear) 같은 인기 NFT는 유명 스타들이 프로모터 역할을 하고 있다. 엔웨이플레이는 IOC로부터 승인만 받았지 어떠한 올림픽 스타와의 상호 작용도 없다.
엔웨이플레이의 NFT 유동성 부족도 문제다. 빙둔둔 NFT가 거래되는 퍼블릭체인 플로우(Flow)는 NFT 시장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지만 이더리움, 솔라나 같은 탑티어 퍼블릭체인 수준에는 못미친다. 사용자가 NFT를 구매한 후 오직 엔웨이플레이에서만 재판매할 수 있는 것도 한계로 지적된다.
# 중국 NFT 플랫폼 경쟁 삼화… 갈 길도 멀다
NFT와 디지털 컬렉션은 사용자를 블록체인에 다가가게 만든 일등 공신이고 관련 시장은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중국도 예외가 아니다.
중국에는 현재 100여개에 달하는 NFT 플랫폼이 존재하고 매일 매일 새로운 플랫폼이 생겨난다. 정부 규제도 공백 상태여서 NFT는 단숨에 큰돈을 벌 수 있는 기회로도 간주되고 있다.
하지만 중국 플랫폼간의 고만고만한 경쟁일 뿐 오픈씨나 액시 인피니티 수준의 탑티어 NFT 플랫폼은 아직 없다.
민영, 국영 가릴 것 없이 NFT 출시 붐이다.
이번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맞춰 CCTV가 1,500만 개의 디지털 눈송이를 NFT로 출시했고 중국 최대 포털 바이두 등의 기업도 디지털 컬렉션을 저마다 발행했다. 폭발적으로 성공한 NFT도 눈에 띄지 않는다.
베이징 동계올림픽 마스코트 빙둔둔은 중국 NFT 플랫폼 사업자에게 인기 NFT가 갖추어야 할 조건이 무엇인지를 생각하는 계기를 제공했다.
더불어 빙둔둔 NFT의 인기가 하루 아침에 시들해진 것을 보면 플랫폼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역설적으로 보여준 것도 보이지 않는 소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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