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전쟁이 현실화될 경우 금융 시장에 미칠 파장을 두고 투자자들 사이 불안도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 14일(현지시간)자 마켓워치와 17일 배런스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현실화될 경우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며 시장의 변동성은 커지겠지만, 미 증시가 받을 충격은 일시적일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소개했다.
러시아의 침공 임박에 우크라이나 동부 국경에서 이동중인 우크라이나군 [사진=블룸버그통신] |
◆ 전쟁 발발시 “유가 100달러는 기정 사실”
일단 많은 전문가들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에 나설 경우 국제유가를 비롯한 에너지 가격에는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프라이스퓨처스그룹의 필 플린 시장 애널리스트는 마켓워치와의 인터뷰에서 “전쟁이 벌어지면 국제유가 100달러는 거의 기정사실이라고 본다”며 유가가 급등했다가 떨어지는 시나리오가 가장 유력하다고 봤다.
그는 배럴당 100달러가 가능하다고 보는 이유에 대해 “최근 원유 재고가 몇 년 새 가장 타이트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국제에너지기구(IEA)도 보고서를 통해 원유시장의 공급이 더 타이트해질 가능성을 경고했다.
원유 외에도 러시아는 서유럽 천연가스 주요 공급책인 까닭에 전쟁이 벌어지면 유럽의 에너지 가격도 급등할 것으로 관측됐다.
린 분석가는 에너지 가격 급등은 금융시장 전반의 변동성도 키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미 증시도 일시적으로 하락하겠지만, 그 여파가 오래 가지는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 美 증시 과거에도 ‘군사 이벤트’ 금방 회복
자산 운용사 트루이스트 웰스(Truist Wealth)의 케리트 레너 공동 최고투자책임자(CIO) “러시아·우크라 전쟁이 벌어져도 미 경제가 침체에 빠져들 가능성은 작다”고 봤다.
그는 그 근거로 과거 진주만 공격이 있었던 1941년 이후 주요한 군사적 이벤트가 있을 때마다 미 증시가 받은 영향을 분석했는데, 통상 군사적 이벤트가 있고 12개월 후에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평균 8.6% 올랐다고 지적했다.
미 투자리서치업체 CFRA의 샘 스토발 수석 투자전략가도 비슷한 분석을 내놓았다. 그는 과거 주요 ‘마켓 쇼크’급 이벤트 직후 S&P500 지수가 1% 빠지고 이후 약세 흐름을 이어가며 총 5.5% 하락했지만 이후 52일 이내에 낙폭을 대부분 만회했다고 지적했다.
[과거 주요 군사 이벤트 당시 S&P500 지수 낙폭, 자료=배런스] koinwon@newspim.com |
다만 모간스탠리의 마이클 윌슨 미국 주식 담당 수석 전략가는 이보다 암울한 전망을 제시했다. 그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미 경제와 기업 실적에 ‘폴라 보텍스'(polar vortex·극 소용돌이)를 몰고 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쟁이 현실화되면 이미 40년 만에 최고 수준인 인플레이션이 더 극심해지고 에너지 가격도 오를 것이란 이유에서다.
◆ 연준 도비시로 변화? 에너지 가격 급등이 ‘변수’
러시아의 우크라 침공이 현실화될 경우 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긴축 속도를 늦출지 여부를 두고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렸다.
인프라스트럭처캐피털매니지먼트의 제이 햇필드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우크라가 공격을 받게 되면 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연준이 지금 시장의 전망보다는 더 비둘기파적으로 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마켓워치는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지정학적 긴장으로 유가가 상승할 경우 인플레이션 우려가 더 커질 수 있어 연준이 섣불리 비둘기적으로 전환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의견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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