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부터 세 번 연속 인상에 ‘쉼표’
#기준금리 인상의 파급효과 지켜볼 것
#시장금리 상승에 자영업자 어려움 가중
#매파 기조는 유지…인상 소수의견 주목
[서울=뉴스핌] 이정윤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임기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지난해부터 금리를 세 번 올리면서 인상 파급효과를 살펴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코로나19 확진자가 20만명에 가까워지는 상황에 금리까지 가파르게 오르면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이 가중될 우려도 크다.
한은은 24일 오전 서울 중구 본관에서 금통위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1.25%로 동결했다.
앞서 한은은 코로나19로 경기 침체가 예상되자 2020년 5월 사상 최저 수준인 연 0.5%까지 낮췄다. 이후 물가안정과 금융불균형 해소 등으로 지난해 8월과 11월 각 0.25%포인트(p)씩 인상해 연 1.0%로 올리는 등 금리 인상을 두 차례 단행했다. 올해 1월에도 0.25%p 올려 연 1.25%로 인상했다.
이미 두 차례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한 만큼 이번 금통위에서는 기준금리 인상의 파급효과를 점검하기 위해 동결을 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금통위는 지난 1월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서 향후 통화정책 조정 시기와 관련해 점검할 요소로 ‘기준금리 인상의 파급효과’라는 문구를 새롭게 추가하기도 했다.
대다수 전문가들도 이달 금통위에서 동결을 점쳤다. 지난 2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채권전문가 100명 중 88명은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현행 1.25%로 동결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1월 조사 때 기준금리 동결(57명) 전망보다 늘어난 것이다. 이달 기준금리 인상을 예상한 전문가는 12명으로 직전 조사 결과(43명)보다 크게 줄었다.
또한 기준금리 인상에 과도하게 속도를 내면 경기 회복에 찬물을 끼얹는 부작용 우려도 있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최근 17만명을 웃돌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금리까지 오르면 시장금리 상승을 부추겨 자영업자 등의 어려움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아울러 대통령 선거와 총재의 임기 만료가 임박한 것도 금리 동결에 영향을 줬을 것으로 보인다. 대선 2주를 남겨두고 금리를 조정할 이유는 크지 않다.
하지만 높은 물가는 기준금리 인상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10월 3.2%로 3%대를 넘어선 이후 올해 1월(3.6%)까지 4개월 연속 3%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연간 물가 상승률은 2.5%, 근원물가 상승률은 1.8%에 달했다. 이는 한은의 물가안정 목표(2%)를 크게 상회 하는 수준이다. 한은은 글로벌 공급병목 등으로 인해 소비자물가가 상당 기간 3%대를 보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은은 금통위 회의 직후 내놓을 수정 경제전망에서 최근 거센 물가 상승세를 반영해,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기존 2.0%(작년 11월 발표)에서 3% 안팎까지 큰 폭으로 올려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에 기준금리가 동결됐지만 매파적인 기조는 유지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은이 공개한 1월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이 총재를 제외한 금통위원 6명 중 3명은 기준금리 추가 인상 필요성을 시사했다. 이날 오전 이어지는 총재의 기자간담회에서 ‘인상 소수의견’이 나온다면 기준금리 추가 인상에 대한 여지를 남길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회의는 2014년 4월 1일 취임한 이주열 한은 총재가 주재하는 마지막 금통위 통화정책방향 회의다. 약 8년간 한은과 금통위를 이끌어온 이 총재는 다음달 말 퇴임을 앞두고 있다.
jyoo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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