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안전자산 선호심리↑
러시아가 우크라 침공한 24일 한돈에 28만원 넘어가
시장선 위험회피 투자심리로 금 가격 강세 지속 전망
[서울=뉴시스] 이정필 기자 =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리스크로 금 가격이 무섭게 오르고 있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금은 미국 달러화와 함께 전 세계에 통용되는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힌다. 전쟁 이슈로 불확실성과 변동성이 증폭되면서 위험회피 투자심리가 높아져 금값 강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26일 한국거래소 국제금시세 동향에 따르면 그램(g)당 금 가격은 전일 기준 7만4050원으로 나타났다. 금 한 돈(3.75g)의 값은 27만7688원에 달한다. 이는 1년 전 그램당 6만3940원에서 1만원 넘게 뛴 가격이다. 한 돈으로는 23만9775원에서 3만8000원가량 급등했다.
코로나19 등으로 인한 안전자산 선호 심리로 금 가격은 그동안 꾸준히 우상향 곡선을 그려왔다. 지난해 말에서 올해 초 그램당 6만8000~6만9000원 수준까지 올라왔고, 이달 들어서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위협이 고조되면서 이전보다 훨씬 더 빠른 속도로 치솟는 모습이다.
이달 4일 종가 기준 그램당 6만9540원이었던 금 가격은 8일 7만120원으로 7만원을 넘어섰다. 이후 급등세를 이어가면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소식이 전해진 24일에는 7만4960원까지 뛰었다. 한 돈 가격은 28만1100원에 이른다.
금에 투자하는 펀드도 재조명을 받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4일 기준 금펀드 12개의 설정액은 4975억원, 순자산은 5675억원 규모로 운용되고 있다. 연초 이후 5.93%의 수익률을 보이고 있는데 최근 1주일 수익률이 3.50%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전쟁 리스크가 어느 정도 불식되기 전까지 금값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투자심리가 커지면서 금을 찾는 수요가 확대돼 자금이 몰릴 것이란 분석이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과 양적 긴축도 금값을 높이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변준호 흥국증권 연구원은 “경기와 주식 측면에서 보면 금 가격은 경기가 모호한 국면보다는 오히려 호황이나 불황과 같은 국면에서 강세를 보였다”며 “여기서 호황보다는 불황이나 위기 국면에서의 상대적이고 차별화된 성과가 돋보인다”고 설명했다.
변 연구원은 “금 가격은 장기 상승 추세에 있고, 글로벌 지정학적 위험이 당장 해소되기는 어려워 보인다”면서 “미 연준의 공격적 금리 인상과 양적 긴축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그에 따라 글로벌 경기 회복 흐름이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금 가격의 상대적 안전 자산으로서의 매력도는 더 높아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유승민 삼성증권 글로벌투자전략팀장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는 2개의 단기 목표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수도 키예프 포위를 통해 현 우크라이나 중앙정부를 퇴진시키고 친(親)러시아 위성정부 수립하는 것과, 전략적으로 중요한 우크라이나 남부 친러시아 지역의 확대 점령”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현 상황은 당초 전망했던 일부 지역의 국지전 시나리오를 다소 넘어서는 것”이라면서 “일단 금융시장의 극단적 위험회피가 진정되고 있으나, 변동성 확대국면이 더 연장될 가능성을 주의해야 한다”고 내다봤다.
◎공감언론 뉴시스 roma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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