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침공에 국내서도 기부하자는 분위기
#국내서 해외로 송금…암호화폐 등 코인 보내기도
#재한 우크라이나인들도 시민 사회 관심 촉구해
[서울=뉴시스]신재현 기자 = 러시아 군의 우크라이나 침공 소식을 접한 직장인 성수인(26)씨는 지난 25일 현지 비정부단체(NGO) ‘살아 돌아와라(Come Back Alive)’를 통해 700 우크라이나 흐리우냐(UAH), 한화로 약 3만원을 해외 결제 카드로 결제했다. 해당 단체는 우크라이나 군에 장비와 훈련 서비스, 의료 용품을 제공하는 단체다.
성씨가 결제한 금액이 먼 타지에서 고군분투 중인 우크라이나 군을 지원하는 기부금으로 쓰이는 것이다. 성씨는 “엄마 손을 잡고 전쟁을 멈춰 달라는 피켓을 들고 있는 어린 아이의 사진 등을 보면서 단지 말로만 우크라이나와 연대할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전했다.
28일 외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닷새째 공격을 이어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내 안팎에서 우크라이나를 물심양면으로 도와야 한다는 움직임이 계속된다. 가상화폐 송금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한 직접 기부도 가능해지면서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기 위해 지갑을 여는 사람들이 생기는 것이다.
우크라이나 수도인 키예프에서 주재원으로 근무를 했던 직장인 정모(30)씨도 기부 움직임에 동참했다. 그는 과거 함께 일했던 현지인 동료들과 친구들이 군에 입대해 자국을 지키기 위해 싸우고 있다는 점을 떠올리면서 우크라이나 국립은행 군 관련 모금 계좌에 8000 UHA와 300달러를 송금했다.
전쟁이 하루빨리 끝나 친구들과 동료들을 무사히 만나고 싶다던 정씨는 폴란드에 사는 교민 등이 모여 있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기부를 독려하려는 게시물을 올리기도 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호응해, 기부에 동참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해당 커뮤니티에는 교민들이 우크라이나에 구호 물품을 기부해 달라는 게시물이 올라온 상태다.
국경 없이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암호화폐의 등장으로 코인 등을 이용한 기부도 등장했다. 경기도에 거주하는 서모(39)씨도 기부자 가운데 한 명. 그는 블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시민들이 목숨 걸고 러시아에 대항하는 것을 보고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싶다는 생각에 하모니(ONE) 코인을 모금 기구에 보냈다.
서씨는 “우크라이나 정부가 가상자산을 통해 기부받는 것을 보고, 나도 직접 힘을 보탤 수 있겠다 생각해 가상자산을 통한 기부를 진행했다”며 “가상자산을 통해 기부하면 모두 투명하게 기록이 남기 때문에 내가 기부했다는 것을 계속 기억하고 우크라이나를 지켜볼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서씨처럼 암호화폐 기부로 우크라이나 전시 상황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려는 기부 행렬이 계속되고 있다. 외신 CNBC의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정부와 비정부단체가 받은 가상화폐 기부금이 1670만 달러(약 200억원)를 돌파했다고 한다. 우크라이나 정부도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전세계인의 암호화폐 기부를 요청한 바 있다.
한편, 한국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과 시민들의 지속적인 관심을 촉구하는 재한 우크라이나인들의 집단행동도 국내서 이어지고 있다. 유학생과 근로자 등 우리나라에 거주 중인 우크라이나인 180여명은 전날 오전 서울 정동에 있는 주한 러시아대사관 앞에서 러시아 군의 자국 침공을 규탄하는 반전 시위를 진행했다.
시위를 주최한 올레나 쉐겔 한국외대 우크라이나학과 교수는 이 자리에서 “푸틴의 러시아는 남북 분단을 야기한 소련의 부활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우크라이나를 지원해 줄 것을 대한민국 정부와 시민사회에게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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