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 제재로 금융 붕괴 직면한 것에 대한 최후 반격으로 석유 무기화 가능
러시아의 에너지 공급 위험은 확실…세계 소비자들에 뼈아픈 타격 될 것
[서울=뉴시스]유세진 기자 = 서방의 경제 제재로 러시아는 전면적인 금융 붕괴의 위험에 직면해 있다고 CNN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루블화는 사상 최저치로 추락했고, 모스크바 증시는 폐쇄됐으며 세계 무대에서 러시아 자산은 기피 대상이 됐다.
미국은 심지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은닉 재산까지 겨냥, 제재에 따른 위기를 헤쳐나가기 위해 러시아가 준비한 비상 기금에 대한 접근마저 차단하려 하고 있다.
중요한 점은 푸틴 대통령이 이러한 서방 제재가 가져오는 압박에 어떻게 반격할 것이냐는 점이다.
푸틴 대통령이 천연가스뿐 아니라 원유까지 무기화해 서방에 대한 보복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러시아의 무기화 때문이든 아니면 제재로 인해 시장에서 시장에의 공급 차단 때문이든 러시아의 에너지 공급이 매우 위험하다”고 라이스타드 에너지의 수석 석유 시장 분석가 루이스 딕슨은 밝혔다.
세계의 석유 공급은 이미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세계 2위 산유국인 러시아가 의도적으로 공급을 억제할 경우 유가 폭등으로 전 세계 소비자들은 뼈아픈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JP모건은 러시아의 수출이 절반으로 줄어들 경우 유가는 배럴당 150달러로 치솟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배럴당 106달러 가끼운 최근 최고보다도 약 41%나 상승한 것이다.
미국이 러시아로부터 수입하는 원유은 지난해 12월 하루 9만 배럴에 불과해 미미한 수준이다. 그러나 세계 시장은 서로 연결돼 있고 어느 한 곳에의 공급이 충격을 받으면 다른 곳으로까지 확산될 수밖에 없다.
라보뱅크의 에너지 전략가 라이언 피츠모리스는 “러시아는 언제든 석유 무기화를 통해 공급 중단이란 카드를 꺼내들 수 있다. 실제 공급 차질이 발생하면 의미 있는 가격 상승의 도화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방 국가들은 시장에 대한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제재 대상에서 러시아 에너지 산업은 제외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푸틴 대통령에게 원유 공급 중단이 러시아에게는 가장 좋은 무기라고 인식하게 만들어주고 있다.
러시아로서도 석유를 무기화하는 것은 쉽지만은 않다. 러시아 경제에서 석유 수입이 차지하는 비중이 막중하기 때문이다. 석유와 천연가스는 2011년부터 2020년까지 러시아 정부 연간 수입의 평균 약 43%를 차지했다. 석유 수출을 줄이면 러시아 경제가 위험해질 수 있는 것이다. 게다가 석유를 무기화할 경우 러시아에 대한 다른 국가들을 분노는 더욱 격화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서방과의 갈등이 최악으로 치닫는 가운데 러시아 핵전력에 경계 태세를 강화하라는 푸틴 대통령의 지시는 일각에서 푸틴의 정신적 안정성에 대한 의문까지 제기하며 푸틴 대통령이 서방의 제재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에 대한 우려를 부르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dbtpwl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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