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찾으려 ATM 대기줄…우유 등 가격 올라
“광범위한 제재, 러시아 경제 견디기 힘들 것”
[서울=뉴시스] 유자비 기자 =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향해 미국과 서방이 제재를 쏟아내면서 러시아 경제가 휘청거리고 있다.
1일(현지시간) AP통신, BBC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과 서방의 대러 제재로 인한 러시아 국민들의 타격이 현실화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서방은 러시아 은행들을 국제금융통신망(SWIFT·스위프트) 결제망에서 배제하고 러시아 중앙은행의 외화보유액을 동결하기로 하는 등 강력한 금융제재를 시행했다.
러시아 국민들은 패닉 상태에 빠졌다.
외신들은 SWIFT 배제가 발표된 지난달 28일 루블화 가치가 사상 최저치 수준으로 폭락한 이후 러시아 곳곳의 은행과 현금인출기(ATM)에는 현금을 찾으려는 인파가 몰리고 있다고 전했다.
소셜미디어에선 긴 대기줄의 모습과 함께 현금이 바닥났다는 게시글이 이어졌고 돈줄이 막힌 러시아인들은 비트코인에 몰리고 있다.
러시아 은행들이 국제 제재 타격을 받으면서 결제 서비스 애플페이, 구글페이, 삼성페이 이용에도 이상이 생긴 것으로 전해졌다. 애플은 이날 러시아에서 애플페이를 제한했다.
러시아에서 쇠고기, 우유 가격이 20% 급등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다국적 기업들이 제재에 속속 동참하면서 전자제품 등 수입품의 가격도 급등할 것으로 보인다.
앤드리라는 이름의 한 디자이너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지금 당장 러시아를 떠날 수 있다면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고 모스크바에 거주하는 안톤은 “달러도, 루블도 없다. 아무것도 없다”고 한탄했다.
영국 경제연구소인 옥스퍼드 이코노믹스 연구원 타티아나 오를로바는 “주말이 되기 전부터 우크라이나 전쟁이 러시아 가정과 기업에 공황 상태를 일으키고 있다는 신호가 나타났다”며 “사람들이 루블화를 실질적인 가치가 있는 것으로 바꾸기 위해 백색 가전을 구매한다는 현지 보고가 있다”고 전했다.
하이프리퀀시이코노믹스의 칼 와인버그 수석 경제학자는 “러시아 국민들의 불안감이 나타나고 있다”며 “미국과 동맹국이 러시아에 가한 광범위한 제재를 러시아 경제가 견디기 힘들다고 본다”고 예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abiu@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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