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비트·코인원·고팍스, 러시아 이용자 제한
#빗썸·코빗도 러시아 IP차단 조치 고려 중
[서울=뉴시스] 김제이 기자 =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들이 국제 사회 제재에 선제적으로 동참하고 있다. 지난 2일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고팍스가 러시아 IP 접속을 차단하기로 한 것이다.
고팍스는 3일 전일 기준 해외재산관리국(OFAC) 및 유럽연합(EU) 제재에 따라 러시아 IP에 대한 접속 차단 및 러시아 국적 고객의 모든 계정에 대한 동결 조치 등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고팍스는 이후에도 추가적인 제한조치가 진행될 수 있다고 공지했다. 고팍스를 이용 중인 러시아 관련 국적 계정 회원은 20여 명으로 파악됐다.
이보다 앞서 러시아 국적 계정에 대한 제한 조치를 선제적으로 취한 거래소들이 있다. 업비트는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관리국의 경제제재(Sanction) 리스트와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의 위험국가 리스트를 참고해 자금세탁방지(AML)과 테러자금조달을 막기 위해 지난해 11월부터 러시아 국적자의 가입을 제한해 왔다. 현재 확인된 업비트의 러시아 국적 회원은 단 한 명도 없다. 코인원도 국제적 제재에 관련해 러시아에 대한 선제적 대응으로 지난달부터 러시아 IP를 차단했다.
빗썸과 코빗은 아직 러시아 국적 이용자들에 대한 제한 조치나 러시아 IP 차단은 않았지만 제한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전망이다. 빗썸에 가입한 러시아 국적의 회원은 7명으로 파악된다.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를 이용하는 러시아 국적의 회원 수는 많진 않지만 거래소들의 이러한 제한 조치는 국제적 시류에 선제적으로 동참하는 움직임으로 읽힌다.
앞서 미국과 유럽연합(EU)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폭격에 대한 국제적 제재로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 결제망에서 러시아를 제외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오는 12일부터 러시아 은행 7곳 등이 스위프트에서 배제될 예정이다. 스위프트는 200여개국 1만1000개 은행을 연결하는 국제 통신망으로 여기서 배제된 은행은 국제 금융시장 접근이 극도로 제한된다.
이처럼 러시아가 국제적 금융 왕따에 처해지면서 러시아 루블화 가치가 30% 가까이 폭락했고 이로 인한 손실을 피하고자 러시아에서 루블화를 비트코인으로 바꾸려는 수요가 늘어나면서 지난 1일 비트코인 가격이 15% 넘게 폭등하기도 했다.
러시아가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구입을 통해 달러나 다른 외화로 자금을 바꿀 가능성이 상당히 높기 때문에 국제 사회에서는 러시아의 암호화폐 구매를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세다. 실제로 G7 의장국인 독일의 크리스티안 린드너 독일 재무장관은 러시아의 비트코인 매집과 관련해 “개인과 기업들이 규제를 받지 않는 암호화폐로 자산을 전환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해야 한다”며 “독일은 G7 차원에서 이를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러시아가 비트코인을 매집하면 나중에 비트코인이 지하시장에 풀릴 위험도 크고, 금융제재를 우회해 회피 경로로 작용할 수 있다”며 “현재 비트코인의 국제적 상거래 가능성은 상당히 낮지만 (G7 등에서는) 국제적 금융 제재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방안으로 암호화폐 제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e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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