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재무부, “러 권력층과 가족들 대대적 제재, 미국내 자산몰수할 것”
백악관, 러시아 에너지 수입 단절엔 ” 미국과 우방 경제에 도움안돼”
[서울=뉴시스] 차미례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침공 중인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 대한 제재를 강조하면서 3일(현지시간) 각료회의 모두발언에서 “우리는 계속 푸틴 대통령과 그 주변 인물에게 가혹한 경제 제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AP통신, CNN등에 따르면 백악관은 이날 푸틴 대통령의 ‘입’인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과 러시아 내 최고 재벌로 꼽히는 측근 알리셰르 우스마노프 등을 상대로 추가 제재를 발표했다.
바이든도 “우리의 관심사는 푸틴에게 역사상 가장 강력하고 단합된 경제 충격을 유지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그 길을 잘 가고 있다고 본다”라고 했다. 제재의 목표는 “푸틴과 러시아에 미치는 영향을 극대화하고 세계의 우리 동맹·우방, 그리고 우리의 피해는 최소화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 국무부도 이 날 19명의 러시아 권력층 인사와 가족들 수 십명에 대해 비자발급금지 등 제재를 발표했다. 백악관은 이들을 미국의 금융시스템을 이용하지 못하도록 단절시키고, 미국내 재산들도 동결시켜 재산권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크렘린 대변인 페스코프를 ” 푸틴의 선전용 최고 전달자”로 규정하고 우스마노프에게도 세계 최대의 지가용 수퍼요트로 시가 6억~7억3500달러인 ‘딜바’의 운행금지, 러시아 최대의 자가용 비행기인 그의 제트기 운항금지를 내렸다.
월리 아데예모 미 재무부차관은 3일 바이든 정부가 러시아 정부를 압박하기 위해 러시아 엘리트층에 대한 제재를 계속해서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들 엘리트층은 이미 “러시아 경제가 위축될 것에 대비해서 국내 자산을 해외로 빼돌리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워싱턴 포스트가 주최한 한 모임에서 “우리는 그들이 미국내 자산을 찾아서 사용하지 못하게 할 것이며, 최종 목표는 그 자금 소재를 찾아내서 동결하고, 결국은 몰수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최근 대 러시아 제재는 권력층이나 푸틴 측근 뿐 아니라 그들의 가족들까지 대거 제재 대상에 올려 차명의 금융거래까지 차단할 정도로 확대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예를 들어 석유재벌 토카레프는 아내 갈리나 토카레바, 딸 마리아 토카레바까지 푸틴 측근으로 거대한 재산 형성의 혜택을 보았고, 미국은 이들도 제재 명단에 올렸다. 모스크바에 있는 마리아의 거대한 부동산 왕국의 가치는 거의 5000만 달러 (603억 5000만 원)에 달한다고 미국 재무부는 밝혔다.
최근 의회를 통과한 돈세탁방지법은 재무부가 이들의 자산을 찾아내고 단속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아직까지도 러시아의 석유와 천연가스 등 에너지 부문에 대해서는 제재를 주저하고 있다고 AP통신은 지적했다. 에너지 수입을 단절할 경우 러시아 뿐 아니라 미국과 동맹국 경제에도 타격이 될까 우려해서이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에 대해 “우리는 세계의 에너지 공급량을 줄이는 것에는 전략적 이익이 없다고 본다”고 선을 그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cmr@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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