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 BBC 및 CNN 등 서방 언론 매체가 러시아 내에서 활동을 일시 중단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자국 정부 입장과 다른 보도를 할 경우 처벌하는 법안을 통과시키면서다.
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블룸버그 통신과 BBC방송은 자사 러시아 특파원들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날 서명한 새로운 검열법으로 더 이상 러시아에서 자유롭게 보도할 수 없게 됐다고 밝혔다.
이르면 5일 발효되는 이 법안은 러시아 당국이 러시아군에 대한 허위 뉴스로 보는 내용을 유포할 경우 최대 징역 3년이나 벌금형을 선고하도록 했다. ‘심각한 결과’를 초래한 경우엔 징역 15년도 가능하다.
쉽게 말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을 러시아 당국이 주장하는 대로 ‘특수 군사작전’이 아니라 ‘전쟁’, 또는 ‘침략’이라고 보도하는 것은 범죄 행위로 징역형을 살 수 있다.
[상트페테르부르크=AP/뉴시스] 지난 2일(현지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경찰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에 반대하는 시위대를 연행하고 있다. 미국은 러시아 국민에게 “푸틴에 직접 저항하라”라는 메시지를 전달해 푸틴을 압박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 2022.03.05. |
블룸버그 통신의 존 미클스웨이트 편집장은 “독립적 기자를 범죄자로 바꿔 놓는 형법 개정으로 러시아 내에선 정상적인 언론의 모습을 지속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CNN의 글로벌 자회사인 CNN 인터내셔널은 러시아에서 방영을 중단했다고 밝혔고 ABC 뉴스도 러시아에서 방송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ABC 뉴스는 성명을 통해 “상황을 계속 평가하고 이것이 현장에서 우리 팀의 안전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팀 데이브 BBC 사장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해당 법안은 독립 저널리즘의 과정을 범죄화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러시아 내 모든 BBC 기자와 지원 직원의 업무를 일시적으로 중단한다”고 밝혔다.
뉴욕 타임스 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아직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여러 외국 매체들은 우크라이나에 있는 기자들이 러시아 침공에 대해 계속 보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BBC는 단파 라디오 주파수를 사용하여 키이우(키예프)와 러시아 일부 지역에서 뉴스를 방송할 것이라고 했다.
마리아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BBC가 러시아의 안정과 안보를 훼손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chki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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