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재준 기자 = 중국 제13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제5차회의가 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개막했다.
신화망(新華網) 등에 따르면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이날 오전 전인대 제5차회의에서 행한 국무원 정치공작 보고를 통해 2022년 경제성장률을 ‘5.5% 안팎’으로 2021년의 ‘6% 이상’에서 낮춰 설정한다고 밝혔다.
리커창 총리는 또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장기집권을 확인하는 가을 제20차 당대회를 겨냥해 안정성장을 유지하기 위한 감세 등 대규모 경제대책을 내놓고 국내외 리스크에 적극 대응할 방침도 천명했다.
지난해 후반 중국 경제는 글로벌 공급망 혼란에 따른 자원상품 가격 급등과 부동산 규제 강화로 한층 둔화했다. 코로나19 재확산을 철저히 봉쇄하는 ‘제로 코로나’ 정책 여파로 개인소비가 정체했다.
2021년 10~12월 4분기 실질 경제성장률은 전기 대비 4.0%로 감속했다. 이코노미스트는 2022년 성장률을 5% 정도에 머문다고 예측하며 국제통화기금(IMF)은 4%대까지 떨어진다고 전망하고 있다.
중국 성장률은 코로나19 충격으로 2020년 성장률이 2.2%까지 주저앉았다가 2021년에는 기저효과에 의한 반동으로 8.1%를 기록했다.
정치공작 보고에서 리커창 총리는 경기대책에 대해 “적극적인 재정정책의 효과를 높이겠다”며 감세와 수수료 인하 조치의 연장, 세금 환급을 비롯해 금년에 2조5000억 위안(약 481조5750억원) 규모의 세 부담을 덜어줄 계획을 발표했다.
아울러 지방정부의 인프라 투자를 촉진하고자 전문 특별채 등 관련 채권의 발행액을 3조6500억 위안으로 작년과 같은 수준을 유지하기로 했다.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재정적자 비율은 2.8%로 설정해 작년 목표인 3.2%에서 대폭 내렸다.
재정지출은 지난해보다 2조 위안 이상 확대하지만 기금 편입을 포함한 수입도 늘어나기 때문에 적자 비율이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2.8%와 동일한 수준으로 복귀한다.
리커창 총리는 금융정책과 관련해선 “완화적인 금융정책을 강화한다”고 말해 추가 금리인하 여지를 남겼다.
중소기업과 영세기업의 자금난을 완화하는 한편 달러에 대해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위안화 환율의 안정에도 노력할 자세를 보였다.
소비 회복을 가져올 수 있는 고용의 목표는 도시지역 신규고용을 1100만명 이상으로 정하고 실업률도 5.5% 이하로 억제하겠다고 리커창 총리는 강조했다. 소비자 물가지수(CPI) 목표는 작년과 같은 3% 전후로 잡았다.
리커창 총리는 국내외 상황을 놓고선 우크라이나 정세와 코로나19 등 불확실성을 감안해 “국내외 정세를 종합적으로 검토 평가해 올해 성장이 직면한 리스크에 대처하겠다”고 했다.
정치공작 보고는 안정성장을 최우선으로 도모하는 동시에 중장기적으로 격차 축소를 모색하는 ‘공동부유(共同富裕)’도 착실히 추진하겠다고 확인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긴장이 더욱 고조한 대만 문제는 “대만독립 세력의 분열행위와 외부세력의 간섭에 단호히 반대한다”는 입장을 천명했다.
한편 전인대에서 공표한 2022년 예산안은 국방예산을 전년 대비 7.1% 늘어난 1조4505억 위안(279조4100억원)으로 편성해 군비확장을 계속하겠다는 기조를 명확히 했다. 2021년 국방예산은 2020년보다 6.8% 증대했다.
전인대 제5차회의는 오는 11일 폐막한다. 예년에는 통상 열흘간 열렸지만 코로나19 발생 후에는 감염 확산을 우려해 2020년부터 1주일로 일정을 단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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