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대 대선 후보들, MZ세대 표심잡기
#이재명, 온라인게임 등 담긴 ‘재밍’ 공개
#윤석열, 홈페이지 ‘윤집’…어플도 활용해
#심상정, SNS에 힙합패러디 등 공약설명
#안철수, ‘안플릭스’…메타버스 공약 발표
#정작 MZ세대들은 시큰둥…”새롭진 않아”
[서울=뉴시스] 옥성구 기자 = 제20대 대선 후보들은 디지털 환경에 친숙하고 최신 트렌드를 추구하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 표심을 잡고자 메타버스나 온라인 게임 등으로 접점을 넓히고 있다. 하지만 정작 MZ세대에게는 큰 관심을 받지 못하는 모양새다.
21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윤석열 국민의힘·심상정 정의당·안철수 국민의당 등 제20대 대선 후보들은 각자 공식 홈페이지를 개설하고 MZ세대들에게 접근할 공략들로 표심 잡기에 나서는 중이다.
기존 선거에서 ‘캐스팅보터’가 50대였다면, 이번 선거에서는 MZ세대가 캐스팅보터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MZ세대에 해당하는 40대 미만 투표 유권자가 전체 선거 인구 3명 중 1명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MZ세대의 특징은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고 최신 트렌드에 예민하다는 것이다. 또 복잡하고 어려운 것보다는 재미와 간편함을 추구한다는 것도 MZ세대를 표현하는 말이다.
이재명 후보는 ‘재명이네 마을’이라는 온라인 플랫폼을 운영하며 자신의 이름과 유사한 발음의 ‘재미’와 현재진행형 ‘ing’를 결합한 정치 영상플랫폼 ‘재밍’을 선보였다. 재밍에는 250여개의 영상콘텐츠가 담겼고, 2개의 게임 등도 있다.
이 외에도 이 후보는 이재명 펀드에 참여하면 받을 수 있는 ‘NFT'(대체불가토큰)로 재테크에 관심이 많은 청년들의 관심을 끌거나, 성격 유형 테스트를 모티브로 한 ‘JMBTI’, 인기 드라마를 참고한 ‘고등어게임’ 등을 공개했다.
윤석열 후보는 청년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라이프스타일 앱 오늘의집을 패러디한 ‘윤집’을 공식 홈페이지로 사용 중이다. 여기에 윤 후보는 청년 공약 카테고리를 따로 분류해두거나 인기 공약을 담은 영상이나 카드 뉴스 등을 정리해뒀다.
또 전국 유세차 앱 ‘유세의힘’을 공개해 윤 후보의 연설영상이나 실시간 유세차 경로 및 일정 등을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전화를 걸면 윤 후보가 나오는 보이는 V컬러링도 선보였다.
심상정 후보는 공식 홈페이지로 ‘심상정.com’을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서 심 후보는 정책 공약 설명이나 후보 유세 일정등에 집중하고 있다.
그러면서 MZ세대 접근 공략에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인 ‘심파라치’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심 후보는 별도의 플랫폼은 운영하지 않지만, 힙합 패러디 영상을 통해 MZ세대를 향한 공약 설명에 나서고 있다.
안철수 후보는 메타버스를 활용한 가상 공간 ‘폴리버스 캠프’를 공개해 청년공약을 발표했다. 이와 함께 안 후보 이름과 넷플릭스를 결합한 ‘안플릭스’를 공식 홈페이지로 선보이고 안 후보 관련 영상 등을 홍보하고 있다.
아울러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과 결합한 ‘철수마켓’을 공개해 안 후보가 수행할 서비스를 의뢰받고, 아이 돌봄 서비스, 전단지 배포 대행, 스타트업 일일 인턴사원, 구조견 대피소 일일 봉사자 등을 수행한 영상을 공개했다.
표심 잡기에 노력 중인 네 후보가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MZ세대에게 다가가고자 노력하고 있지만, 정작 MZ세대들은 시큰둥한 반응이다.
서울 영등포구에 사는 직장인 윤모(32)씨는 “딱딱한 공약집보다는 눈길이 가고 트렌드하려고 노력한 흔적은 보인다”면서도 “크게 새롭지도 않고 정작 청년들을 위해 무엇을 하겠다고 약속하는 지 기억에 남는게 없다”고 말했다.
취업을 준비 중인 이모(28)씨는 “딱히 들어가서 본 적이 없다”며 “지지자들 말고 직접 후보들의 플랫폼에 접속해 공약을 확인하거나 영상을 볼 유권자가 있을 지 의문”이라고 회의적 반응을 보였다.
직장인 김모(32)씨도 “포털 사이트 배너 광고가 떠서 들어가봤는데, 페이지가 무겁고 제공하고 있는 내용도 재미가 없어서 금방 닫기 버튼을 눌렀다”며 “광고가 안 뜨는 후보들의 경우 찾아볼 생각도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청년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일자리와 주거 문제인데 이를 심도있게 하기 보다는 상징 정치에 의존하고 근본적인 건 도외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마치 청년들과 눈높이를 맞춘다는 ‘레토릭'(수사학)한 전략을 많이 택한 것 같은데 결과적으로 감흥을 못 주는 상황”이라며 메시지 내용보다는 메시지 수단에만 너무 초점을 맞춘 결과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castlenin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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