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g당 7만5000원 돌파…2000달러도 목전
#코로나發 재작년 8월 역대 최고치 넘어설까
#전쟁 우려에 안전자산 선호…원자재 동반상승
#”러시아, 글로벌 금 생산 10%…수급 문제없나”
[서울=뉴시스] 이승주 기자 =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 전쟁이 장기화 국면을 보이는 가운데 금값이 역대 최고치 근접한 수준까지 치솟고 있다. 불안감에 암호화폐와 주식 등 위험자산 변동성은 커지는 반면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은 한 돈에 30만원을 눈앞에 두고 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4일 종가 기준 국제 금 시세는 g당 7만5600원을 기록했다. 전일(7만4700원) 대비 1.20%(900원) 오른 수치다. 한 돈(3.75g)으로는 28만3500원 수준이다.
지난 2일 기준 온스 당 국제 금 시세는 1937.60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24일 1939.02달러를 기록한 이후 1930달러를 넘어서면서 2000달러를 목전에 두고 있다.
국제 금 시세는 지난 22일 g당 7만3200원을 기록하면서 최근 1년 내 최고치를 돌파했다. 이후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던 금값은 지난 2일 7만5000원도 넘어섰다.
앞서 금값은 지난 2020년 상반기 코로나19 사태가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급등하기 시작했다. 글로벌 질병에 대한 두려움에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대두된 데 따른 현상으로 분석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그해 8월7일 국제 금 시세는 g당 7만8440원까지 오르는 등 전년 말(6만5740원) 대비 약 8개월 만에 19.31% 올랐다.
이후 백신 보급이 확대되고 역대 최저금리에 국내를 비롯 글로벌 증시가 상승세를 보이면서 코로나19에 대한 우려가 잠잠해지자 금값은 다시 하락했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비트코인이 개당 7000만원대를 돌파하고 코스피도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상승하면서 다시 위험자산으로 눈을 돌린 것으로도 분석된다.
올들어 6만원 초반대에서 움직이던 금값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전쟁 리스크에 다시 반등하고 있다. 러시아에 대한 국제적인 경제 제재가 계속되고, 전쟁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 수 있다는 관측이 이어지면서 원자재 가격이 동반 상승하고 있다.
최진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26일 일부 러시아계 은행들이 SWIFT에서 퇴출된 뒤 러시아산 제품을 멀리하기 시작하면서 에너지와 알루미늄 등 러시아발 리스크에 민감한 원자재의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다”며 “원자재 시장은 러시아발 원자재 쇼크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며 공급차질 우려에 에너지 전반적으로 상승세를 보이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최 연구원은 “러시아발 리스크에 민감한 원자재들의 주간 상승률이 평균 39%를 기록했다”면서 “특히 금속섹터는 러시아발 리스크 민감도가 낮은 상품까지 동반 상승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에서 가장 큰 자포리자 원전을 장악한 데 이어 지난 6일(현지시간) 기준 러시아군이 직원들의 활동을 감시하고 통신도 일부 차단한 것으로 전해진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주요 기반 시설인 카니브 수력발전소를 노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쟁이 장기화에 접어들 수 있다는 우려 등에 양국을 빠져나가는 이들도 늘고 있다. 지난 5일(현지시간) 기준 캐나다 정부도 러시아에 체류하는 자국민에 대해 출국 권고를 내렸으며, 6일(현지시간) 기준 유엔난민기구(UNHCR)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러시아 침공 이래 130만명 이상이 우크라이나 국경을 넘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우려에 금 선호 현상이 계속된다면, 국제 금 시세가 지난 2020년 8월에 기록했던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로 올들어 미국의 긴축정책과 국내외 금리인상에 따라 증시가 주춤했던 와중에 전쟁 리스크까지 겹치면서 약세를 더하고 있다. 이들 위험자산을 회피하려는 수요도 안전자산으로 돌아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7일 코스피는 2700선 밑에서 출발, 오전 9시45분께 2,660를 기록했다. 비트코인 가격도 주말 사이 하락했다. 빗썸에 따르면 지난 5일 5100만원을 넘어섰던 비트코인도 이날 같은 시간 기준 개당 4768만7000원까지 하락했다.
게다가 금은 여타 다른 원자재와 마찬가지로 러시아에서 생산비중이 적지 않은 원자재 중 하나인 만큼, 전쟁 국면이 수급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김준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러시아는 코발트 글로벌 생산의 4%, 구리는 3%, 금은 10%, 다이아몬드 30% 등을 차지한다”며 “양국의 갈등이 계속될수록 점차 넓은 범위의 원자재 시장 수급이 불안정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oo4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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