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러시아산 원유 수입 금지 추진
러, “천연가스 공급 끊을 수 있어” 협박
[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 러시아가 미국이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금지하면 유럽에 대한 천연가스 공급을 끊을 수 있다며 협박하고 나섰다.
7일(현지시간) BBC 방송에 따르면 알렉산드르 노바크 러시아 부총리 겸 에너지장관은 이날 “러시아 석유를 거부하는 것은 세계 시장에 재앙적인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유럽으로 이어진 가스관을 폐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노바크 부총리는 러시아 국영 TV 연설에서 “우리는 노드스트림1 가스관을 통한 가스 공급을 금지할 권리가 있다”며 서방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제재 조치로 원유 수입 금지에 대해 고려하고 있는 데 대해 이같이 말했다.
노드스트림1은 러시아가 유럽에 천연가스를 공급하는 파이프라인이다.
러시아는 세계 1위의 천연가스 생산국이자 2위의 원유 생산국으로, 유럽연합(EU)은 가스의 약 40%, 원유의 약 30%를 러시아에서 수입한다.
만일 러시아가 공급을 중단한다면 유럽은 이를 대체할 방법을 찾기가 쉽지 않다.
그는 “유럽 시장에서 러시아 원유의 대체품을 신속히 찾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몇 년이 걸릴 것”이라며 “결국 유럽은 최악의 피해를 입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독일이 지난달 러시아와 자국을 잇는 새로운 가스관인 노드스트림2 개통을 미루기로 한 결정을 지적하면서, 원유 금수 조치를 채택하면 러시아의 보복조치를 촉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은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제재 방안으로 동맹국과 함께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금지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러시아산 원유 수입 금지하면 각국의 에너지 가격이 급등해 경제에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다.
미국은 러시아로부터 원유의 약 3%만 수입하고 있기 때문에 러시아산 원유 금수 조치를 취할 수 있지만, 유럽 국가들의 입장은 다르다.
이런 이유로 독일과 네덜란드는 미국의 계획에 반대의 뜻을 밝혔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7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응한 제재에서 러시아 에너지를 제외하는 것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숄츠 총리는 이날 성명에서 “유럽은 러시아산 에너지 공급을 일부러 제재 대상에서 제외해왔다”면서 “유럽에 난방, 이동, 전력, 산업을 위한 에너지 공급은 현재로서는 어떤 다른 방식으로 보장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의 러시아산 원유 금수조치를 추진한다는 소식에 7일 국제 유가는 장중 배럴당 140달러에 육박하며 14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chki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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