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러시아산 에너지 제재에 따른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급등) 우려가 지속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1230원을 돌파했다.
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227.1원)보다 9.9원 오른 1237.0원에 문을 닫았다. 환율은 전 거래일 보다 4.9원 오른 1232.0원에 출발했다. 장 시작부터 1230원을 넘어서더니, 오후 들어 상승폭을 확대해 장중1238.7원까지 치솟으며 1240원을 돌파를 시도했다.
종가 기준으로 2020년 5월 29일(1238.5원) 이후 1년 10개월 만에 최고치다. 장중 고가 기준으로는 2020년 5월 28일(1242.5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달러가 강세를 보인 것은 러시아에 대한 서방 국가의 제재 수위가 높아지면서 러시아산 에너지 수출 금지로 확대될 경우 스태그플레이션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안전자산인 달러화 선호 심리가 이어지고 있다.
7일(현지시간)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유럽 동맹국들과 러시아 추가 제재 방안으로 러시아의 원유 수출 금지에 대해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간 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3차 회담을 열고 민간인 대피를 위한 인도적 통로 개설 등 일부 합의를 이끌어 냈지만 휴전이나 군사행위 중단 같은 핵심 의제에 대해서는 입장을 좁히지 못했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고문은 회담 직후 “상황을 크게 개선하는 결과가 나오지는 못했지만 인도적 통로 개설에 진전이 있었다”며 “핵심 의제인 전투 중단, 안전보장 문제 등은 강도 높은 논의가 계속됐다”고 말했다.
배럴당 130달러를 넘어섰던 국제유가는 다소 진정세를 보였다. 7일(현지시간) 미국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6% 하락한 배럴당 119.40 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장중 한때 배럴당 130.50달러까지 치솟으며 2008년 7월 22일(배럴당 132.07달러)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런던ICE선물거래소에서 5월물 브렌트유 선물가격도 전 거래일보다 5.38% 하락한 배럴당 123.21달러에 마감했다. 장중 한때 배럴당 139.13달러까지 치솟으면서 2008년 7월 16일(배럴당 139.26달러) 기록한 장중 최고치를 뛰어 넘었다.
7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인플레이션 공포에 3대 주요 지수 모두 폭락 마감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 지수는 전장 대비 797.42포인트(2.37%) 빠진 3만2817.38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27.78포인트(2.95%) 하락한 4201.09,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482.48포인트(3.62%) 급락한 1만2830.96에 장을 마감했다.
같은 날 채권시장에서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장보다 5.07% 상승한 1.77%대로 마감하면서 다시 1.7%대로 올라섰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러시아 우크라이나 침공 장기화, 유럽 에너지 위기 등이 거론되면서 작년 연말 거론되던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다시 부상하기 시작했다”며 “지정학 리스크 확대,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촉발한 증시 부진을 반영해 원·달러환율 상단이 1250원까지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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