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미국이 독자적으로라도 러시아산 원유 제재에 나설 것이란 의지를 내비친 가운데, 러시아는 미국 등 서방의 제재 조치에 맞서 유럽발 가스 공급을 끊을 수 있다고 맞불을 놓고 나섰다.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알렉산드르 노박 러시아 에너지 담당 부총리는”대러 제재가 계속되면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노드스트림1’을 끊을 수도 있다”고 위협했다.
노드스트림2 파이프라인.[사진=로이터 뉴스핌]2022.03.01 mj72284@newspim.com |
그는 “러시아는 서방의 제재에 대응해 보복조치를 취할 권리가 있다”며 “이 파이프라인이 현재 최대용량으로 운영되고 있지만 서방의 제재가 계속되면 이를 끊을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노드스트림1은 러시아가 유럽에 천연가스를 공급하는 파이프라인이다. 유럽은 러시아산 천연가스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천연가스의 40%를, 원유의 25%를 러시아에 의지하고 있다.
노박 부총리의 이날 발언은 러시아 에너지 공급 차질 우려에 전날 유럽 천연가스 가격이 약 80% 치솟은 후 나왔다. 당장 러시아산 천연가스에 대한 유럽의 의존도가 절대적으로 높은 상황에서 러시아발 공급 중단은 천연가스 가격 추가 상승을 부추길 수 밖에 없다.
앞서 6일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유럽 동맹과 러시아산 원유 수입 금지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힌데 이어, 미국 하원은 이르면 8일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을 금지하고 러시아와 일반 무역 관계를 중단하는 내용의 법안을 처리할 예정이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초당적 법안은 이르면 이날 의회에 상정될 예정이다.
하지만 러시아산 에너지에 대한 의존도에 있어 미국과 유럽 국가들이 상당한 격차가 있는터라, 대러시아 제재에 있어서도 미국과 유럽 국가들은 미묘한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다.
유럽연합(EU) 깃발 [사진=로이터 뉴스핌] |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러시아산 에너지에 대한 제재와 관련해 “공공 서비스와 시민의 일상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러시아산 에너지 공급은 필수적”이라고 밝혀 사실상 에너지 제재에 참여하기 힘들다는 입장을 밝혔다.
유럽 내에서도 러시아산 가스 의존도가 5%에도 못 미치는 영국은 러시아산 에너지 금수 조치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반면, 이탈리아, 네덜란드 등 러시아 에너지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EU 국가들은 소극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러시아가 노드스트림1을 끊겠다고 협박하고 나선 것도 일부 EU 국가들이 러시아산 에너지에 대한 높은 의존도로 인해 에너지 제재로 섣불리 동참하기 어려운 상황을 알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날 노박 부총리는 미국과 EU가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금지할 경우 국제유가가 배럴당 300달러 이상으로 급등케 해 세계경제에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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