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뉴시스]김난영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산 원유 금수 조치를 공식 발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백악관 회견에서 “미국은 러시아 경제의 주요 동맥을 겨냥한다. 모든 러시아산 원유와 가스, 에너지 수입을 금지한다”라며 “미국 항구에서 러시아 원유는 더는 받을 수 없다”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국민은 (블라디미르) 푸틴의 ‘워 머신(war machine)’에 또 다른 강력한 타격을 가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는 의회에서 강력한 초당적 지지를 받는 움직임”이라며 “나는 국가를 믿는다’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아울러 “우리는 특히 유럽을 비롯해 세계 전역의 동맹·파트너국가와 긴밀한 협의를 통해 이 결정을 내렸다”라고 말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단합 대응 중이지만, 원유 금수 등 에너지 제재를 두고는 이견을 노출해 왔다.
이와 관련,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전날인 7일 러시아산 에너지를 두고 “우리 시민의 일상적 삶과 공공 서비스 제공에 필수적으로 중요하다”라며 “난방과 이동, 전기 공급, 산업 분야와 관련한 유럽 에너지 공급을 다른 방식으로는 확보할 수 없다”라고 했었다.
아울러 헝가리에서는 미하이 바르가 금융장관이 에너지 분야 제재 확대를 거론, “제재 확대를 원하는 이들은 헝가리 국민이 전쟁의 대가를 치르기를 원하는 것”이라고 부정적 입장을 피력했다. 유럽은 러시아에 가스·원유 등 에너지를 상당 부분 의존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많은 우리 유럽 동맹·파트너국가가 우리와 합류할 처지가 아닐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한다”라고 했다. 이어 “미국은 모든 유럽국가를 합한 것보다 국내적으로 더 많은 원유를 생산한다. 사실 우리는 에너지 순 수출국”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래서 우리는 다른 이들이 하지 못할 때 이 조치를 취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우리는 또한 유럽의 러시아 에너지 의존을 줄이기 위해 장기 전략을 개발하는 데 있어 유럽 및 파트너국가와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런 발언을 토대로 “우리는 푸틴과 그의 워 머신에 계속 압력을 증대한다는 계획에 여전히 단합돼 있다”라고 했다. 아울러 이날 조치를 “이는 푸틴에게 더 많은 고통을 가하기 위한 조치”라고 부연했다.
자국민의 유가 상승 우려도 언급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에서도 비용이 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자유를 수호하는 일에는 비용이 따른다”라며 “내가 이를 이해하듯, 공화당과 민주당도 이해한다”라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 상대 원조도 재차 거론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주 현장의 상황을 듣기 위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몇 차례에 걸쳐 대화했다”라며 “우리는 우크라이나에 이제까지 10억 달러 이상의 안보 지원을 했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우리는 또한 우크라이나 국민들에게 인도주의 지원도 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또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이번 주 폴란드와 루마니아를 순방한다고 강조하고, “미국은 난민을 돌볼 책임을 공유할 것”이라고 했다.
현재의 제재가 러시아 경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푸틴이 전쟁을 발표한 이후 러시아 루블화는 50%까지 떨어졌다”라며 “1루블은 현재 미국의 1페니도 안 된다”라고 했다.
이와 함께 자국의 반도체 등 핵심 기술 수출 통제 조치 및 주요 기업의 러시아 서비스 중단도 거론했다. 이날 조치에 앞서서 취한 푸틴 측근 등 러시아 엘리트 계층에 대한 자산 동결 조치도 재차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오늘 (원유 금수) 결정에는 이곳(미국)에서의 비용이 없을 수가 없다”라며 “푸틴의 결정은 이미 주유소에서 미국 가정을 해치고 있다”라고 했다. 그는 이날 결정으로 주유소 유가가 더 오를 수도 있다는 점도 인정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푸틴의 가격 상승을 최소화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겠다”라며 앞서 동맹과 함께 발표했던 전략비축유 공동 방출 결정을 열거하기도 했다. 그는 “믿을 만한 글로벌 에너지 공급을 담보하기 위해 조치를 취하고 있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는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한 푸틴의 전쟁이 가격 상승을 야기하고 있다는 사실을 이해한다”라고 발언, 에너지 가격 상승이 제재 때문이 아니라 푸틴과 전쟁 때문이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그는 다만 “러시아의 침략이 우리에게 이 모든 비용을 부과하고 있다”라면서도 “폭리를 취하거나 부당한 가격 인상을 할 시간이 없다”라며 “우리가 관용을 베풀지 않을 부분에 관해 명확히 하고자 한다”라고 발언, 자국 에너지 기업에도 메시지를 보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와 함께 “이번 위기는 우리 경제를 장기적으로 보호하기 위해서는 에너지 독립을 달성해야 한다는 점을 냉혹하게 상기시킨다”라며 지난 몇 달 동안 유럽 국가의 러시아 에너지 의존 감소를 위해 대화를 해 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러시아 에너지로부터 독립을 이루고 재생에너지 비중을 높이는 등 방식을 거론, “이는 누구도 미래에는 주유소 가격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의미다. 이는 푸틴 같은 독재자가 화석연료를 다른 국가에 대한 무기로 사용할 수 없으리라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와 함께 “러시아는 끔찍한 대가를 치르면서 (우크라이나를 향해) 진군을 계속할 수도 있다”라며 “하지만 우크라이나는 푸틴에게 결코 ‘승리’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은 이미 명백하다”라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아울러 “오늘날 푸틴의 세계 평화·안정에 대한 공격에 대응하지 않는다면, 내일 미국 국민이 치러야 할 대가는 훨씬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발표에 앞서 전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 우크라이나 문제로 화상 회의를 했는데, 이 자리에서도 러시아산 원유 금수 문제가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AFP에 따르면 이날 영국 역시 미국의 발표에 맞춰 연말까지 러시아 원유 수입을 연말까지 단계적으로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영국은 미국과 함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가장 강경하게 대응하는 나라 중 한 곳이다.
*사진 설명:
[워싱턴=AP/뉴시스]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백악관 루스벨트룸에서 러시아산 원유 금수 조치를 발표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imzer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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