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보복시 인플레 악화, 유럽·중남미 침체 파장 번질 듯”
[서울=뉴시스] 유자비 기자 = 산유국들의 증산 가능성이 나오는 가운데 국제 유가 폭등세가 이어질 경우 경기 침체를 야기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고 9일(현지시간) CNBC가 보도했다.
컨설팅 업체인 리포오일 어소시에이츠의 앤디 리포 대표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유럽에 석유 공급을 거부하며 미국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 금지 조치에 보복할 경우 유가를 배럴당 20~30달러 추가로 쉽게 상승시킬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이미 치솟고 있던 유가와 식품 가격이 더욱 악화될 경우 유럽 등의 경기 침체를 촉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가장 큰 두려움은 물가가 너무 빨리 상승해 유럽과 중남미에서 경기 침체를 일으키고, 이것이 미국으로 파장이 이어지고 중국의 소비재 판매 능력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고 말했다.
골드만삭스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러시아는 전세계 석유 소비량의 11%, 전세계 가스 소비량의 17%, 서유럽 가스 소비량의 40%를 공급하고 있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캐롤라인 베인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최악의 경우 모든 주요 소비 국가에서 러시아 에너지 수입을 완전히 금지할 경우 심각하게 에너지 공급이 감소하고 혼란에 빠지게 된다”며 “가격이 ‘미지의 영역’으로 갈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선진국의 인플레이션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 예측했던 2.4%에서 연말 5%로 마무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얀 하치우스 골드만삭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이론적으로는 중국과 인도가 러시아산 원유를 더 많이 구매하고 사우디 등의 다른 원유를 덜 구매해 서구로 흘러들어와 공급 부족이 완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는 운송비용 증가 및 기타 기술적 마찰 등으로 인해 현실적으로는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유가가 계속 오를 경우 유로존의 실질 GDP가 0.6%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주요 산유국인 아랍에미리트(UAE)가 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OPEC+)에 추가 증산을 촉구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향후 움직임이 주목된다.
유세프 알 오타이바 UAE 주미대사는 이날 성명에서 “우리는 생산량 증가를 선호하며 OPEC에 생산량을 더 늘릴 것을 고려하도록 장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CNN비즈니스는 산유국들이 유가가 통제 불능 상태로 상승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첫 번째 암시라고 평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abiu@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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