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시스]이지예 특파원 = 1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외교장관이 만났지만 휴전을 합의하지 못하고 이견만 드러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15일째로 접어들었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날 터키 남부 안탈리아에서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무장관 중재로 회담했다. 개전 이후 우크라와 러시아 간 첫 외교장관 회의다.
쿨레바 장관과 라브로프 장관은 차우쇼을루 장관을 가운데 놓고 ‘ㄷ자’ 형태로 설치된 테이블에 멀리 떨어져 앉았다. 참가자들은 1시간 넘게 대화했다.
쿨레바 장관과 라브로프 장관은 3자 회담이 끝난 뒤 따로따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쿨레바 장관은 라브로프 장관과 인도적 문제 해결을 위한 24시간 휴전을 논의했지만 진전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고 아나돌루, AP, AFP 통신 등이 전했다.
쿨레바 장관은 “이 사안을 놓고는 러시아에 다른 의사결정자가 있는 것 같다”며 라브로프 장관은 휴전 문제를 논의할 권한이 없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라브로프 장관의 기본적 입장은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요구를 들어줄 때까지 공격을 계속하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쿨레바 장관은 다만 러시아와 인도적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을 계속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그는 “우크라이나는 항복하지 않았고 항복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공격하지 않았다며 우크라이나가 먼저 러시아에 대한 안보 위험을 조성했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게 아니라 자국 안보 위협을 제거하기 위한 특별 군사작전이라고 주장해 왔다.
라르보프 장관은 러시아가 군사작전을 계획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민간인 대피를 위한 인도적 통로개방 제안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남부 마리우폴 병원 공습 논란에 관해선 “급진 민족주의자들의 군사 기지역할을 하는 곳”이라고 주장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유럽연합(EU) 등이 위험하게 우크라이나에 무기 지원을 한다고 지적했다. 또 미국이 우크라이나 생물 실험실을 운영한 데 분노한다고 했다.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와 접촉을 절대 피한 적 없다”면서 “우리는 말을 늘어놓기 위한 접촉은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회의는 벨라루스에서 진행해 온 협상 말고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대화를 대체할 방도가 없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정부 대표단은 지난주부터 벨라루스에서 3차례 협상을 진행했지만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했다. 양측은 4차 협상도 추진 중이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에 즉각 휴전과 러시아군 철수를 촉구해 왔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중립국 지위 및 크름반도(크림반도) 러시아 귀속, 친러 반군 지역 도네츠크·루한스크의 독립 인정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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