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뉴시스]김난영 이지예 특파원 = 미국과 중국 고위 외교·안보 인사들이 회동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심화하는 가운데 중국의 지원 여부 등이 집중 논의된 것으로 보인다.
백악관은 14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내고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과 양제츠 중국 공산당 외교 담당 정치국원이 로마에서 회담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스위스 취리히 회담 이후 5개월여 만이다.
이번 회담에서는 우크라이나를 침공 중인 러시아에 대한 중국의 지원 여부가 집중 논의됐을 것으로 보인다. 회담에 앞서 서방 언론은 러시아가 중국 측에 군사 장비 등 지원을 요청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중국과 러시아 모두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었다.
백악관은 “설리번 보좌관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에 관한 상당한 논의와 함께 미·중 관계에 관한 다양한 문제를 제기했다”라고 전했다. 또 양측이 “미·중 간 개방적인 연락선을 유지하는 데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라고 덧붙였다.
중국 관영 CGTN도 이날 설리번 보좌관과 양 정치국원이 회담했다고 보도했다. 이탈리아 ANSA통신은 회의 초점이 우크라이나 사태가 지역·세계 안보에 미치는 영향에 맞춰졌다고 보도했다. 소식통들은 미국은 중국이 우크라이나 사태를 놓고 러시아에 압력을 가해주길 원한다고 전했다.
앞서 중국 외교부는 설리번 보좌관과 양 정치국원이 미·중 관계 및 공동의 이해관계가 있는 국제·지역 문제에 관해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CNN은 이번 고위급 회담이 우크라이나 전쟁뿐만 아니라 세계에서 중국이 하는 역할이나 중국과 서방의 관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우크라이나 사태를 대화로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하면서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는 표현은 쓰지 않아 왔다. 서방이 주도하는 러시아 제재도 반대하며 러시아와 정상적인 무역 협력을 계속하겠다고 했다.
미국은 중국이 물질적 경제적으로 러시아를 돕는다면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우리는 공개적으로, 또 비공개적으로 중국에 (러시아에 대한) 지원이 있다면 결과가 따르리라고 명백히 말해 왔다”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리처드 하스 미국외교협회(CFR) 회장은 트위터에서 “(러시아를 지원한다면) 중국은 스스로를 상당한 제재에 처하게 만들어 왕따를 자처하는 것”이라며 “거절한다면 적어도 미국·서방과의 협력 가능성을 열어 놓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스 회장은 “중국과 미국의 관계에 결정적 순간”이라며 “중국이 푸틴(러시아 대통령) 편에 서서 군사, 경제, 외교적 지원을 제공한다면 단기적으론 제재를 장기적으론 미국의 깊은 증오를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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