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우폴, 하르키우에 비해 사상자 적었으나
러시아군 진격 채비 끝내
[서울=뉴시스] 김재영 기자 = 러시아군의 시내 포격이 거세지고 있는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15일 오후8시(한국시간 16일 새벽3시)부터 통금이 실시된다고 뉴욕 타임스가 보도했다.
키이우의 비탈리 클리치코 시장이 내린 이번 통행금지는 하루 하고 한나절인 35시간 동안 주야간 완전통금이다. 주민들은 특별 허가를 받았거나 포격 대피소 이동 외에는 밖에 나와서는 안 된다.
이날로 침공 20일째인 가운데 키이우 시는 개전 3일째인 2월26일 오후부터 2월28일(월) 오전8시까지 39시간 동안 완전 통금을 실시했었다.
150㎞ 밖 벨라루스 국경을 넘어 수도 공략을 노리고 수만 명의 러시아군이 일사천리로 내려오던 중으로 시내에 위장 틈입해 방화 등으로 혼란을 야기할 러시아의 사보타지 비정규 요원을 색출할 목적이었다.
미국 정보기관에 따르면 당시만 해도 푸틴은 “이틀이면 키이우를 함락해버릴 수 있을 것”으로 믿고 있었다. 그러나 예상은 크게 빗나가 우크라이나의 단호한 저항과 저지에 막히고 심각한 보급 문제가 발생해 러시아군은 보름 가까이 키이우 도심에서 25㎞ 떨어진 북쪽에 제자리걸음을 하고있다.
대신 군사시설 대신 민간 거주 아파트에 대한 포격과 폭격을 무차별적으로 펼치고 있다. 이날 새벽에도 서쪽 교외 이르핀 아래 구역의 15층 아파트가 포격을 맞아 불에 타고 건물이 많이 부서졌다. 인명 피해는 주민들이 대부분 지하 대피소 및 지하철 등에서 생활하고 있어 사망자는 1~2명에 그쳤다. 전날에는 그 아래 오볼론의 아파트가 피격돼 2명이 죽었다.
서울 면적 1.3배 크기의 키이우는 한강과 같은 드니프로강이 가운데를 횡단해 강 서안에 대통령궁과 주요 공항이 있다. 서북쪽 교외인 이르핀, 부차, 호스트멜 등에서 키이우 도심으로 피난 나오려다 이르핀 바로 위까지 내려와있던 러시아군 포격에 여러 가족들이 목숨을 잃었다.
인구가 300만 명이 넘으며 이 중 반 이상이 시 밖으로 탈출해 서쪽으로 피난갔다고 한다. 사망자가 최소한 3000명에 이를 것으로 보이는 남부 흑해항구 마리우폴이나 연일 포위 폭격에 수백 명이 죽었을 것으로 짐작되는 동북부 제2도시 하르키우 등에 비하면 키이우는 아직까지 인적 피해가 심하지 않다.
그러나 이르핀 지역에 묶여있던 러시아군이 산개 분산하며 부대를 재구성해 남진 진격 채비를 갖춘 것으로 파악된다. 앞으로 1주~2주가 키이우의 생존에 중대한 고비가 될 전망이다. 두 번째 통금 시행이 이를 말해준다.
◎공감언론 뉴시스 kjy@newsis.com
같이 보면 좋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