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뉴시스]김난영 특파원 =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주재 미국 대사가 우크라이나 문제를 두고 중국을 겨냥, ‘중립’을 흉내 낼 상황이 아니라고 압박했다. 아울러 우크라이나 상황을 염두에 둔 나토 병력 태세 변경 가능성도 시사했다.
줄리앤 스미스 나토 주재 미국 대사는 15일(현지시간) 온라인 브리핑에서 전날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양제츠 중국 공산당 외교 담당 정치국원 간 고위급 로마 회담을 거론하며 이런 언급을 내놨다.
스미스 대사는 “그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에 확실히 집중했다”라며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은 이 특정한 충돌에 관해 미국과 중국 간 (소통) 라인 개방 유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이 관여의 목표는 미국이 중국을 포함한 세계 모든 국가를 예리하게 주시하고 있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었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와 관련한 중국의 행보를 지적한 것이다.
스미스 대사는 “(목표는) 우크라이나에서 이 충돌과 관련해 그들이 어디에 서 있는지, 그리고 그들이 규칙에 기반한 질서의 편에 설 필요가 있다는 점을 이 순간 명확히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각국이 물러나 방관할 때가 아니다. 지금은 각국이 이 특정 충돌을 두고 중립을 지킬 수 있는 척을 할 때가 아니다”라고 일갈했다. 그는 전날 회담을 설리번 보좌관이 이런 메시지를 전달할 기회였다고 평가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나토 국방장관들은 오는 16일 긴급 회의를 한다. 스미스 대사에 따르면 이 자리에서는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응한 나토 병력 태세 변화도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
스미스 대사는 “(회의에서는) 우크라이나 상황을 다룰 것이다. 하지만 또한 우리는 나토가 미래에 어떤 입장이 돼야 하는지에 관한 장기적인 질문에 관해서도 이야기를 나눌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나토 동맹의 중·장기적 태세 변화를 거론, “많은 나토 동맹이 (지난 몇 주) 동유럽으로 태세를 옮겼다”라고 했다. 이어 “하지만 동맹이 어떤 유형의 태세를 취해야 하는지에 관해 추가 질문이 있다”라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안보 등 우려에 회원국이 상호 협의할 수 있도록 하는 나토 4조도 거론됐다. 앞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인접국인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폴란드는 이 조항으로 회의를 요구한 바 있다.
스미스 대사는 해당 조항을 통해 각 동맹이 우려를 공유하고 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동유럽 국가는 지금이 이웃국에 있는 나토 병력 태세의 잠재적 변화에 관해 대화를 할 때라고 믿는다”라고 했다.
한편 이날 스미스 대사는 우크라이나가 줄곧 요청해 온 비행금지구역 설정에는 여전히 선을 그었다. 그는 “지금 당장은 비행금지구역은 테이블에 없다”라며 “이는 동맹이 검토하는 사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전쟁을 끝내고 러시아를 우크라이나에서 철수시키는 게 공통의 목표라며 “우리는 이 충돌을 확대하기를 원치 않는다. (충돌이) 현재의 맥락을 넘어 확산하기를 바라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우크라이나 방공과 관련해 추가로 지원 방안을 미국 및 동맹이 계속 논의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국방장관 긴급 회의에는 핀란드와 스웨덴, 우크라이나도 참석할 전망이다.
*사진설명
[로마=신화/뉴시스] 14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에서 양제츠 중국 공산당 외교 담당 정치국원(왼쪽 라인 첫번째)과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오른쪽 라인 첫번째)이 회담을 갖고 있다. 두 사람은 우크라이나 사태, 미중 관계, 대만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 2022.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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