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용산시대’ 컨벤션 효과 기대…국제업무지구·용산공원사업 ‘탄력’
교통 혼잡-집회·시위에 주거 질 ‘뚝’…집무실 이전 고도·용도제한 불가피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집무실 후보지로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가 검토되면서 용산 일대 부동산 시장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윤 당선인은 지난 17일 대통령 집무실 이전 후보지로 서울 광화문 외교부 청사와 용산 국방부 청사로 압축했다. 윤 당선인은 대선 기간 중 대통령 집무실을 서울 광화문으로 이전하겠다고 공약했다. 하지만 경호와 보안 등의 문제가 예상되면서 대안으로 용산 국방부 청사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서울=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대선 공약인 청와대 집무실 이전과 관련해 후보지에 대한 본격적인 실사가 18일 시작됐다. 사진은 이날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 모습. 2022.03.18. photo@newsis.com |
윤 당선인은 국방부 청사를 대통령 집무실로 활용하고, 인근 용산 미군기지를 공원화한 뒤 집무실과 연결할 방침이다. 용산 미군기지를 뉴욕의 센트럴파크처럼 생태자연공원으로 조성해 시민들과 직접 만나고,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대통령 집무실 이전 소식이 전해지자, 용산 일대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대통령 집무실이라는 상징적 효과와 행정기관 이전에 따른 주택 임대 수요 증가 등으로 부동산 가치가 상승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반면 고도제한과 각종 개발행위가 지연·제한, 상시적 교통통제 등으로 부동산 시장에서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현재 용산 일대에는 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을 비롯해 ▲용산공원 조성(2024년 준공 예정) ▲ 용산역과 신사역을 잇는 신분당선 연장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노선(2026년 개통 예정)·B노선(2029년 개통 예정) 신설 등 굵직한 사업들이 한창 진행 중이다.
용산 정비창과 캠프킴 부지에도 대규모 주택공급을 비롯해 용산 일대에서는 주택 정비사업도 한창이다. 국방부 인근 용산구 한강로1가 158번지 일대는 ‘한강로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을 통해 지상 38층~지하 5층, 총 5개 동의 아파트 497가구와 오피스텔 388가구가 들어설 예정이다. 또 현재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이촌 한강맨션·한강삼익을 비롯해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서빙고 신동아, 원효로4가 산호 등 주요 재건축 단지들도 정비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부동산 시장에선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을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우선, 대통령 집무실 이전으로 지역 부동산이 컨벤션 효과를 누리고, 입지 가치가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대통령 용산시대’가 열리면 각종 개발이 활성화할 것이라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상징성을 지닌 대통령 집무실이 이전함으로써 용산공원과 용산 국제업무지구 조성이 속도감 있게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또 대통령 집무실 이전에 따른 주택 임대 수요 증가 등이 맞물리면서 가치 상승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으로 발생할 수 있는 주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새 정부에서는 교통 환경을 개선하고, 각종 지원을 늘려 용산 일대 주거 인프라 개선에 나설 것”이라며 “용산 국제업무지구와 용산공원 조성 등 인프라 사업 등이 속도감 있게 추진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권 교수는 “교통 혼잡과 고도제한 등 지역민들의 우려에 대해 새 정부는 충분한 소통을 통해 설득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보안상의 이유로 고도제한에 나설 경우 현재 추진 중인 각종 정비사업에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반면 보안상 주변에 고도제한과 개발 규제가 생기는 등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고도·용도제한과 교통 혼잡, 집회·시위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특히 국방부과 인접한 재개발 조합의 반발이 거세다. 보안상의 이유로 고도제한 등의 규제가 적용되면 자칫 사업이 자초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현재 청와대 인근은 최고고도제한지역(인왕자연경관지구·1종일반주거지역)으로 높이 16m이하(4층) 건물만 지을 수 있다. 대통령 경호를 위해 국방부 청사 인근 지역이 청와대와 유사한 수준으로 고도제한이 묶일 가능성이 크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용산은 서울의 중심지이자 마지막 남은 노른자 땅으로, 복합개발을 통해 랜드마크로 개발해야 한다”며 “서울시의 공간 구조 측면에서 볼 때 토지의 효율적인 이용 방안에 대해 심사숙고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 회장은 “대통령 집무실 이전으로 고도제한 등 규제가 강화되면 고층아파트 건립이 어려워지고, 주택 공급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집무실 인근 규제완화는 사실상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ky0322@newsis.com
같이 보면 좋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