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장도선 특파원] 비트코인이 22일(현지시간)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의 하루 전 매파적 발언에도 불구하고 상승했다.
파월은 전날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필요한 경우 5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올릴 수도 있음을 시사, 예상보다 공격적인 통화정책 시행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반적으로 연준의 매파적 통화정책은 위험자산으로 간주되는 비트코인에 부정적이다. 또다른 위험자산인 증시 기술주들도 이날 랠리를 펼쳤다.
비트코인은 뉴욕 시간 오후 3시 40분 코인마켓캡에서 24시간 전 대비 3.95% 오른 4만2604.43달러를 가리켰다. 비트코인의 최근 24시간 고점은 4만3124.71달러로 기록됐다.
코인데스크는 연준의 공격적 통화정책 시행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비트코인이 이날 상승한 요인을 3가지로 정리했다.
첫째, 연준의 정책긴축은 이미 시장 가격에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연준의 금리 인상을 둘러싼 우려는 지난해 11월 초 처음 제기됐다. 시장은 연준이 2022년에 0.25%포인트씩 금리를 7차례 올릴 것이라는 전망을 가격에 반영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있기 전에 일각에서는 연준이 3월 회의에서 금리를 50 bps 올릴 것으로 전망했었다. 1 bps는 0.01%포인트다.
파월의 공격적 발언은 상당 부분 시장이 예상했던 내용이며 어떤 의미에서 시장의 불확실성을 제거한 것으로 평가된다.
둘째, 잠재적 경기침체에 대처하기 위해 연준이 향후 통화 부양정책을 재시행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반영됐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10년 만기 미국 국채와 2년 만기 국채 수익률 격차는 불과 17 bps로 좁혀졌다. 2년물 수익률이 10년물 수익률을 앞설 경우 수익률 곡선의 역전이 발생하게 된다. 수익률 곡선은 경기침체를 앞두고 역전되는 경향을 보인다.
암호화폐 자산 운용 회사 블로핀의 변동성 트레이더 그리핀 아덴은 코인데스크와의 텔레그램 대화에서 “수익률 곡선 역전은 투자자들에게 연준이 미래에 타협할 가능성이 있다는 신호를 보내는 것으로 부분적으로 좋은 신호”라고 말했다.
그는 “경제가 어려움에 처할 경우 연준은 다시 양적완화의 길로 돌아갈 것”으로 내다봤다.
셋째, 코인데스크는 분기 옵션 만기를 앞두고 비트코인이 소위 “최대 고통점(max pain point)”을 향해 선회하는 경향을 보이는 것도 파월의 발언 이후 비트코인을 지지하는 요인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대 고통점은 대부분의 오픈된 옵션 계약(open options contracts)이 아무 가치 없이 만료되는 시점의 행사가격(strike price)을 가리킨다.
아덴은 “파생상품 분기 인도가 다가오면 트랜잭션 규모가 큰 경우 실제 가격은 최대 고통점에 도달해 굳게 고정되는 경향을 나타낸다”면서 “지난해 12월 31일에도 유사한 상황이 벌어졌다”고 밝혔다.
한편 코인데스크는 이날 별도 기사에서 4만달러 지지선을 방어하고 있는 비트코인의 후퇴가 지금으로서는 제한되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또 이는 비트코인 바이어들이 4만6000달러 ~ 5만달러 저항지대를 향해 계속 적극적 움직임을 보일 가능성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비트코인이 4개월간 지속된 하향 추세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4만6000달러 위로 단호하게 올라설 필요가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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