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래리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이 긴축 가속 페달을 밟고 있는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소프트랜딩(연착륙)’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머스 전 장관은 24일(현지시각)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과거 연준이 경기 둔화 없이 인플레이션을 끌어 내리는 연착륙에 성공한 사례들이 있지만 지금과는 상황이 달랐다고 주장했다.
이달 초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하원 금융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연착륙 실패보다 성공 가능성이 높음을 강조하면서 과거 사례를 예로 들었는데 이에 대한 이의를 제기한 셈이다.
연준은 지난 1969년, 1984년, 1994년 등 세 차례 연착륙에 성공한 바 있다.
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사진=블룸버그] 2021.07.29 mj72284@newspim.com |
서머스는 “과거 연준의 연착륙 사례는 적절한 예라고 볼 수 없다”면서 지난 3차례의 연착륙 당시보다 지금의 인플레이션이 훨씬 높고 노동시장도 비교가 안 되게 타이트한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연준이 2020년 중반부터 2%를 웃도는 인플레이션을 용인해왔고, 타이트한 노동시장 여건에도 긴축 시작을 미룬 점이 과거와는 다르다는 것이다.
서머스는 과거 통화긴축 전환은 선제적 조치였지만 2020년부터는 연준이 이러한 선제적 조치를 배제했다면서, 소프트랜딩이 가능할 것이란 파월 의장의 기대에 공감하나 무조건 신뢰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긴축 가속 페달을 밟을 준비 중인 연준이 향후 마주할 이슈에 대해서도 제대로 평가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준은 노동 공급 확대가 인플레이션을 진정시킬 것으로 판단하고 있지만 고용이 늘면 수요도 증가해 물가 진정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서머스는 물가를 잡으려면 “연준이나 시장이 현재 기대하는 것보다 훨씬 더 큰 금리 인상이 필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물가를 잡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경기 활동이 다소 둔화되더라도 이를 용인할 준비가 돼 있다는 분명한 신호가 필요하다”면서 “그렇지 않고는 1970년대와 같은 경기 침체 실수를 또다시 범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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