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James Jung 기자] “궁극적으로 비트코인은 초강력 화폐(high-powered money)가 될 운명입니다. 은행들이 발행할 디지털 현금의 준비통화(reserve)로 역할하게 되는 것이죠.”
2010년 할 피니(사진)는 비트코인토크 포럼에서 이 같이 말했다. 할 피니는 사토시 나카모토와 함께 비트코인을 최초로 채굴하고, 트랜잭션도 진행한 전설적인 인물이다. 그는 2014년 유명을 달리했다. 할 피니는 초기 비트코인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비트코인의 쓰임에 대해 고민한 선각자 중 한 명이다.
할 피니의 예언은 12년이 지난 현재 현실화되고 있다. 테라(LUNA) 프로젝트가 스테이블코인 UST의 준비통화로 비트코인을 100억 달러 매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코인의 가치를 1 달러에 고정하는 스테이블코인이 그 가치를 유지하는 준비금으로 비트코인을 선택한 것이다.
올 1월 설립된 루나 파운데이션 가드(LFG)는 탈중앙 경제를 지원하기 위해 UST에 주목했다. UST는 통상의 스테이블코인과 달리 발행시마다 달러를 예치하는 것이 아니라 UST/LUNA 인센티브 메카니즘에 의해 가격을 안정시키도록 설계돼 있다.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이다.
LFG는 UST의 가격 안정 메카니즘을 보완하면서 기술적인 신뢰를 얻기 위해 비트코인을 매입, 준비통화로 삼기로 했다.
할 피니가 예언한 바로 그대로다. 비트코인이 준비통화로서 디지털 현금(UST)의 가치를 백업하는 초강력 화폐 기능을 발휘하는 것이다.
비트코인 매거진은 “LFG가 지금까지 비트코인 16억 달러어치를 매입했다”고 보도했다. 이같은 매입규모는 테라가 매입키로 한 비트코인 100억달러의 16%에 해당하고 확보한 가용재원의 50%를 넘는 규모다.
최근 권도형 테라랩스 CEO는 매입 재원을 묻는 블록 스트림 CEO 아담 백에게 “UST를 만드는 화폐주조이익(시뇨리지)에서 일부를 충당하고 이미 30억달러는 확보한 상태다”고 말한 바 있다.
스테이블코인에서 가장 문제가 됐던 것은 “과연 1 달러 가치를 담보할 1 달러를 정확하게 은행에 예치했느냐”에 대한 의문이었다. 외부의 회계감사 기구가 이를 ‘보증’해야했다.
UST는 이 같은 제3자 신뢰 장치가 필요없다. LFG가 준비통화인 비트코인을 언제 얼마나 매수했는지 블록체인 상에 실시간으로 기록을 남기기 때문이다.
할 피니가 예언한 대로 비트코인이 탈중앙 금융 시스템에서 준비통화로 최적화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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