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임종명 기자, 김난영 특파원 = 우크라이나가 29일 러시아와의 휴전을 위한 5차 협상에서 안보를 보장한 중립국 지위 채택과 강제 병합 상태인 크름반도(크림반도) 지위에 대한 장기 논의 등을 제안했다. 이날 회담이 실질적 진전을 이뤘다는 양측 평가가 나온 만큼 우크라이나는 회담 결과에 대한 국민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워싱턴포스트(WP)와 CNN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대표단 일원인 미하일로 포돌랴크 대통령실 고문은 이날 협상 후 기자회견에서 이러한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우선 우크라이나 측은 국가 안보가 보장된다면 중립국 지위를 택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러시아의 핵심 요구였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등 군사동맹에 가입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포돌랴크 고문은 “안전 보장 협정은 휴전과 러시아의 병력 철수 완수 후에만 서명될 것”이라고 했다.
대신 우크라이나를 어떠한 침략으로부터 보호하는데 법적으로 적극 관여할 수 있는 미국, 영국, 터키, 프랑스, 독일 같은 보증국에 의해 보호되는 안전 보장을 요구했다.
또 다른 대표단 구성원인 데이비드 아라하미야는 안전보장 협정이 집단방위를 규정한 나토 5조와 비슷한 국제 협정이 돼야 한다고 피력했다. 구체적으로 특정 상황이 발생할 경우 3일 이내 협의 및 전쟁·침략 등 규정을 거론했다.
아라하미야는 안전 보장 협정의 보장 국가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과 터키, 독일, 캐나다, 이탈리아, 폴란드, 이스라엘 등을 거론했다. 이들 국가가 우크라이나의 유럽연합(EU) 접근을 도와야 한다고도 했다.
역시 우크라이나 대표단 일원인 올렉산드르 찰리이 전 외무부 부장관은 안전 보장 협정에 따른 협의로 외교적 해결책이 도출되지 않을 경우 보장국이 우크라이나에 군사 물자, 무기 등을 지원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포돌랴크 고문은 이러한 제안이 국민투표를 거친 뒤 보증국과 우크라이나 의회에서 비준되는 과정을 밟아야 현실화될 것이라고 했다.
포돌랴크 고문은 자국 TV방송에 출연해 “우크라이나 국민 모두가 이 협정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국민의 지지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며 “어떠한 것이라도 국민 승인을 받은 후 보증국 의회와 우크라이나 의회의 비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국민투표에서 중립과 안전보장을 연계한 모든 합의를 승인해 달라”고 보탰다.
협상에서는 양국이 향후 15년 동안 크름반도와 세바스토폴 영토 문제를 논의키로 했다. 이를 위한 양자 협상을 추진한다는 내용과 함께 이 기간 동안 군사적 적대행위도 하지 않는 방안이 논의됐다.
러시아는 지난 2014년 크름반도를 강제 병합했으나 국제 사회는 이 효력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포기를 비롯해 크름반도 병합 인정 등을 요구해 왔다.
양국 대표단은 이날 터키 이스탄불에서 5차 협상을 진행했다.
협상은 오전 10시부터 4시간 동안 진행됐으며 러시아는 이후 기자회견에서 수도 키이우와 인근 북동부 접경지 체르니히우에서의 군사행동을 대폭 줄일 것이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정상회담 성사에 속도를 내자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러시아 측 대표단 블라디미르 메딘스키 대통령실 고문은 이날 협상 내용을 푸틴 대통령에게 보고한 뒤 검토를 거쳐 답변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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