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준 ‘빅스텝’ 가능성에 채권 금리 상승
한은도 기준금리 추가 인상 전망
[서울=뉴시스]이주혜 기자 = 은행권의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단이 6%를 넘어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빅스텝’ 가능성에 채권 금리가 급등한 영향이다. 이같은 금리 상승이 이어진다면 주담대 금리가 7%선도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30일 은행권에 따르면 전날 기준 우리은행의 고정형(혼합형) 주담대 금리는 연 4.1~6.01%로 집계됐다. 올해 시중은행의 주담대 금리가 연 6%를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른 시중은행들의 주담대 최고금리도 6%대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하나은행의 고정형(혼합형) 주담대 금리는 전날 기준 연 4.647~5.947%, NH농협은행은 연 4.92~5.82%로 6%에 근접했다.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은 각각 연 4.32~5.15%, 연 4.00~5.50%를 나타냈다.
주담대 금리의 상승세는 국고채 금리가 2014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대출금리의 기준이 되는 은행채 금리 또한 급등한 영향이다.
28일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연 3.031%,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연 2.747%로 각각 7년6개월, 7년9개월만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고채 금리가 오르면서 같은 날 고정금리 대출의 지표금리인 은행채 5년물 금리는 3.229%를 기록했다. 2014년 7월 이후 처음으로 3%를 넘어서 같은 해 6월 이후 7년9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대출금리 상승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대내외 요인과 기준금리 인상에 향후 채권금리가 계속 오를 전망이기 때문이다. 이에 주담대 최고금리가 연내 7%를 넘어설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주담대 금리가 어디까지 오를지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미 연준이 기준금리를 올리겠다고 발표했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도 추가 인상을 언급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7% 돌파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16일 기준금리를 인상한 후 올해 6회 더 올릴 수 있다고 밝혔다. 최근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높아진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한 번에 0.25%포인트가 아닌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한은도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공격적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할 경우 한미 기준금리 역전을 막기 위해 한은도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커진다. 현재 한국의 기준금리는 연 1.25%다. 한은이 올해 기준금리를 2~4차례 인상하면 올해 말 1.75~2.25%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더해 대규모 추경 편성도 채권금리를 끌어올릴 전망이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코로나19 피해 보상을 지원하기 위한 50조원 규모의 2차 추경 예산 편성 방침을 밝혔다. 이에 적자국채 발행이 예상되면서 채권금리 상승폭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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