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이현미 기자 =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와 체르니히우에서 병력을 철수하겠다고 밝혔지만, 러시아군은 여전히 두 지역에 대한 공격을 멈추지 않고 있다.
이처럼 계속되는 공격에 대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서둘러 끝낼 의도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뉴욕타임스(NYT)는 분석했다.
비아체슬라프 차우스 체르니히우 주지사는 30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과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군사작전을 축소하겠다고 약속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날 공격은 계속됐다고 전했다.
그는 “바로 지금, 우리가 말하는 동안 박격포 포탄으로 생각되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면서 “밤에 체르니히우와 니진 마을이 공격을 받았고 민간 건물이 파괴됐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러시아인)을 믿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들의 군대가 자신들의 말을 지킨 적이 단 한 번도 없다는 것을 이미 보았기 때문”이라며 “주거용 건물, 도서관, 쇼핑센터를 포함해 니진과 체르니히우에는 밤새 공격이 계속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러시아군이 로켓을 발사할 때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자신의 관에 ‘또 다른 못’을 박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새벽 키이우 시내에서도 포격이 있었고, 오후에는 키이우 교외에 포격이 있었던 것으로 외신은 전했다.
러시아 국방부도 이날 브리핑에서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에서 특별 군사작전을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게 아니라 자국 안보 위협을 제거하기 위한 군사작전이라고 말해 왔다.
국방부는 우크라이나 서부의 대형 연료 저장소를 미사일로 파괴했다고 했다. 이 곳이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의 우크라이나군 장갑차에 연료를 공급했다는 설명이다. 돈바스는 친러시아 반군이 분리독립을 주장하며 공화국을 세운 지역이다.
국방부는 또 우크라이나와 벨라루스 국경 인근서 우크라이나군 전투기를 격추했다고 밝혔다. 돈바스 내 도네츠크, 루한스크 등에서 우크라이나군의 무인기를 파괴했다고도 했다.
러시아가 군사작전을 축소할 것이라고 밝힌 키이우와 체르니히우는 침공 초기부터 러시아군 진격이 정체돼 있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러시아 발표는 러시아군의 군사작전상 결점을 인정하고 양보하는 것이 결코 아니며, 우크라이나 다른 지역에 군대를 재배치하기 위한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전문가들이 향후 수 주에 걸친 추가 협상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라고 NYT는 지적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29일 밤 연설에서 러시아와 회담은 “긍정적”이었지만, 그것이 “러시아의 포탄 폭발을 잠재우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사진 설명
[브로바리=AP/뉴시스] 2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 외곽 브로바리에서 기자들이 12일 전 러시아의 공격으로 파괴된 식료품 창고 내부를 살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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