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수지 기자 =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제재로 미국 달러화 지배력이 약화한다는 전망이 나왔다.
기타 고피나트 국제통화기금(IMF) 수석부총재는 3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침공 후 러시아에 가한 금융 제재에 따른 국제통화시스템의 파편화와 미국 달러의 지배력 약화를 경고했다.
그는 “달러는 여전히 주요 국제통화이지만 소규모로 파편화할 가능성이 확실히 높다”며 “일부 국가들은 무역 거래를 위한 통화 조건을 재조정하고 있음을 이미 확인했다”고 밝혔다.
2014년 미국이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에 대한 보복으로 경제 제재를 가한 후 러시아는 달러 의존도를 낮추고 있다. FT는 러시아는 침략 전 외화보유액의 약 5분의 1을 달러 자산으로 보유하고 있고 독일, 프랑스, 영국, 일본 등 해외에도 상당한 외화보유액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고피나트 부총재는 세계 무역에서 다른 통화의 사용이 늘면 각국 중앙은행이 보유하는 외화 지급준비금은 더 다양해지리라 전망했다.
그는 “각국은 다른 나라와 거래하거나 차입하는 통화로 보유고를 비축하는 경향이 있다”며 “더 큰 기능을 하는 다른 통화의 추세가 천천히 드러나기 때문에 중기적으로 달러의 지배력이 도전받을 가능성은 작다”고 예측했다.
그러나 고피나트 부총재는 20년간 달러화의 국제보유액 점유율이 70%에서 60%로 하락한 점, 호주달러를 중심으로 한 다른 통화거래가 등장한 점을 지적했다.
달러화 감소분의 25%를 중국 위안화가 채웠다. IMF 통계에 따르면 전 세계 준비금에서 위안화 비중은 3% 미만이다.
고피나트 부총재는 “중국 정부가 현재 위안화가 세계경제에서 교환의 매개, 가치 저장의 수단, 회계단위의 기능을 수행하도록 만드는 위안화 국제화를 진행 중이며 다른 나라들보다 앞서서 법정 디지털 화폐를 채택하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위안화의 주요 준비통화 가능성에 대해서는 “위안화가 주요 준비통화가 되려면 통화의 태환성, 개방된 자본시장.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기관이 필요한데 이는 시간이 걸려서 그동안은 달러화가 지배력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암호화폐부터 스테이블코인, 중앙은행 디지털 통화까지 디지털 금융의 채택을 촉진할 것”이란 전망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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