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웬 마호니 일본법인 대표, 사업 전략 밝혀
#”전 세계서 가장 뛰어난 엔터테인먼트 회사 만들 것”
#”가상세계(게임)는 엔터테인먼트 사업의 중심”
#가상자산에도 관심…”가상화폐는 20년 전 이미 개척”
[서울=뉴시스] 오동현 기자 = 넥슨이 故 김정주 창업주의 뜻을 잇기 위해 게임 IP(지적재산권)를 활용한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중점 추진한다고 밝히면서 넥슨의 미래 성장 전략에 귀추가 주목된다.
2일 넥슨에 따르면 오웬 마호니 일본법인 대표는 지난달 주주서한을 통해 “故김정주 창업주의 꿈을 대신 이루기 위해 넥슨을 전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엔터테인먼트 회사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2021년 세계 각지의 넥슨 구성원들은 사업 영역 확장을 위한 끊임없는 노력을 지속했다. 이러한 노력은 기존 가상세계의 꾸준한 성장을 추구하는 것, 조만간 출시를 목표로 하는 새로운 가상세계를 개발하는 것, 그리고 작업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는 기술 스택을 개발하는 것을 포함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가상세계는 빠른 속도로 엔터테인먼트 사업의 중심이 돼가고 있다”면서 “자신만의 가상세계 안에서 거주할 수 있다는 장점은 보다 근본적이고 강렬한 경험으로 이어진다. 이는 소파에 앉아서 수동적으로 관찰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닌 한 명의 배우로서 구체적으로 참여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메타버스’ 역량 있지만 사업 공식화 없어…’블록체인’ 투자는 활발
오웬 마호니 대표는 이전부터 게임을 가상세계라 표현해왔다. 그의 발언을 보면, 최근 전 세계적 화두로 떠오른 메타버스도 결국엔 게임의 일환이라는 인식이 깔려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업계에서도 메타버스 산업의 초기 원동력은 게임과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일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로 게임에서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는 ‘포트나이트’에서는 미국 유명 래퍼 ‘트래비스 스콧’이 가상 콘서트를 열어 실제 공연의 10배에 달하는 수익을 창출해 화제가 됐다.
넥슨도 지금까지 메타버스와 관련한 신사업 추진을 공식화하지 않고 있지만, 언제든 관련 시장에 가세해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의 역량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메타버스 산업과 밀접한 블록체인 분야에 대해선 오래전부터 관심을 보여왔다. 새로운 산업에 관심이 많았던 故 김정주 창업주가 직접 챙길 정도였다.
넥슨 지주사 NXC는 2017년 9월 국내 4대 가상자산 거래소로 꼽히는 코빗(지분 65.12%)을 시작으로 2018년 10월 비트스탬프(NXMH 지분 99.8%)까지 인수했다. 2018년 말에는 미국의 가상자산 중개회사 타고미에 투자했고, 2020년 2월엔 새로운 가상자산 트레이딩 플랫폼 개발을 위한 자회사 아퀴스(Arques)를 설립했다. 넥슨 일본법인은 작년 4월 1130억원 상당의 비트코인도 매수했다.
오웬 마호니 대표는 “넥슨은 암호화폐(가상화폐)와 관련된 몇몇 주요 VC(벤처캐피탈) 펀드에 투자했다. 가상화폐는 넥슨이 20년 전에 이미 개척한 분야”라며 “가상화폐의 다음 세대를 대표하는 분야는 바로 블록체인 기술이며, 이 기술은 매우 빠른 속도로 발전이 이뤄지고 있다. 이러한 투자를 통해 넥슨은 업계에서 가장 전문적인 VC와 함께 일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넥슨이 20년 전에 개척했다고 한 가상화폐는 2001년 퀴즈게임 ‘퀴즈퀴즈’에서 게이머들이 가상의 아이템을 가상의 캐시로 구매할 수 있게 한 것을 말한다. 당시엔 가상 캐시에 대한 회의적인 시선이 많았지만, 이제는 게임 내에서 일반적으로 쓰이는 유료 재화 중 하나로 인식되고 있다.
1996년 출시작 ‘바람의 나라’는 MMORPG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했다. 이처럼 넥슨은 지난 30년 가까이 도전을 통한 혁신을 거듭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던전앤파이터, 크레이지아케이드, 메이플스토리, 카드라이더 등 유명 IP를 다수 보유하게 됐다. 이는 엔터테인먼트 산업과의 융합 뿐 아니라, 메타버스 등 향후 미래 사업에서도 핵심 경쟁력이 될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다만 아직 넥슨은 메타버스 등 신사업 추진에 대한 확대 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오웬 마호니 대표는 “넥슨의 원칙은 종종 겉으로 화려해 보이는 여러 트렌드에 반할 때가 있다”면서 “외부로부터 넥슨의 메타버스 및 VR(가상현실) 전략 관련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그들은 정작 거대한 가상세계의 개발과 운영에 필요한 기술에 대한 넥슨의 투자에는 별다른 관심이 없다. 하지만 이러한 투자야 말로 넥슨의 사업 규모와 성장에 직접적인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든든한 IP는 안정적인 수익 창출”…영화·TV 확장 및 엔터테인먼트 간 상호 연결
오웬 마호니 대표는 게임 IP(지적재산권)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인기 IP는 또 다른 게임으로 재창조하거나 영화와 TV로 콘텐츠가 확장할 수 있어 꾸준한 수익 창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는 “가상세계를 개발하고 뛰어난 IP를 구축하는 것은 자기훈련을 필요로 한다. 복리이자와 같이 시간이 지나면서 더 큰 이익을 얻기 때문”이라며 “꾸준히 성장하는 넥슨의 프랜차이즈는 IP 투자에 대한 우리의 의지를 보여준다. 넥슨은 눈앞에 있는 단기적인 결과에 집착하지 않는다. 이는 장기적으로 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든든한 IP를 보유하고 있는 기업은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 전통적인 게임 사업과 달리, 성장을 위해서 기존의 것을 새로운 것으로 대체할 필요가 없게 되는 것”이라며 “이는 기존의 게임 비즈니스와는 크게 다른 모델이다. 이를 바탕으로 넥슨이 혁신적인 가상세계를 도입할 때, 안정적인 수익 창출에 있어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게 된다”고 밝혔다.
넥슨은 게임사 본연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도 아끼지 않고 있다. 라이브 게임 운영 및 개발을 위해 인탤리전스랩스 조직에 대한 투자 규모를 확대하고, 스웨덴의 엠바크 스튜디오에서 만든 게임 개발툴에 투자했다. 또 IP 확보를 위해 ‘게임즈 워크숍’과 세계적인 판타지 IP인 ‘워해머: 에이지 오브 시그마’ 라이센스 계약을 체결했다.
특히 넥슨은 자사 IP를 영화와 TV로 확장하기 위해 할리우드에서 가장 인지도 있는 스튜디오 중 하나인 AGBO에 투자해 지분 약 40%를 확보했다. AGBO는 몰입감 있는 시네마틱 유니버스를 제작하는 역량을 지녔다. 또한 AGBO 공동 창업자 겸 회장인 조 루소와 앤서니 루소의 지휘 아래 제작된 ‘어벤저스: 인피니티 워’, ‘어벤저스: 엔드게임’은 역사상 가장 높은 수익을 낸 영화 중 하나다.
오웬 마호니 대표는 “넥슨은 세계적인 미디어 전략가들이 이끌고 있는 ‘Smash Ventures’와 ‘Alignment Growth Fund’에도 투자했다”며 “투자 목표는 능력 있는 업계 인사들과 협력해서 가상세계, 그리고 다른 형태의 엔터테인먼트 간 상호 연결을 구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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