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James Jung 기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게리 겐슬러 위원장이 4일 밝힌 암호화폐 규제 로드맵은 “모든 코인은 증권”이라는 대전제에서 출발한다.
이른바 호위(Howey) 테스트에 근거해서 “투자자들에게 이익을 기대하게 하는 코인은 증권”이라는 논리다. ‘디지털 골드’ 등 극히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의 코인은 증권이라는 입장이다.
# 선 거래소 등록, 후 코인 등록
SEC는 코인을 증권과 동일한 방식으로 등록하도록 규제할 계획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암호화폐 거래소 규정을 먼저 손보겠다는 입장이다.
겐슬러 위원장은 암호화폐 거래소가 현재처럼 거래 중개, 마켓 메이킹, 수탁을 동시에 수행하는 것이 합당하지 않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증권 거래소의 경우 고객의 주문을 받는 브로커가 따로 존재한다. 매매 활성화를 위한 마켓 메이커 기능도 분리돼 있다. 고객 자산도 별도의 수탁 기관에 나눠 보관한다.
암호화폐 거래소는 이 모든 기능을 자신이 다 하고 있다.
암호화폐 진영해서는 블록체인 기술이라는 특수성을 이해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겐슬러 위원장은 단호하다.
# 거래소 기능 분리하라
“증권인 토큰은 다른 증권과 마찬가지로 동일한 법률에 의해 동일한 시장 통합 규칙에 따라 운영되어야 한다. 다른 기술을 쓴다고 해서 암호화폐 시장을 다르게 취급할 이유는 없다.”
암호화폐 거래소에 대한 등록 규정이 만들어지면 그 다음은 코인을 등록하고, 대중들에게 자금을 모집하는 규정을 적용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때에도 증권 관련 법을 준용할 것으로 보인다. 겐슬러 위원장은 “증권 토큰 발행자는 SEC에 코인의 제공과 판매를 등록하고, 대중에게 공개해야하는 요구 사항들을 준수하거나 면제 조건 등을 충족해야 한다”고 말했다.
# 거래소 관련 스테이블코인, 이해상충 우려
마지막으로 스테이블코인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겐슬러 위원장은 스테이블코인 중 암호화폐 거래소와 관련이 있는 코인들을 지적했다. 테더, USD코인, 바이낸스코인 등은 모두 특정 암호화폐 거래소와 관련성이 있다.
겐슬러 위원장은 이런 스테이블코인들은 이해상충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봤다.
SEC는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와 함께 업계 의견을 수렴하면서 관련 규정을 연구 중이라고 밝혔다.
# 미국 중간선거 영향, 올해 중 규제법안 손질 어려울 수도
SEC의 규제는 올해 중 실행에 들어가기에는 일정이 빠듯하다. 미국은 11월 중간 선거를 앞두고 있다. 의회가 관련 입법을 처리하기 위해서는 선거 전에 의견이 모아지거나, 그렇지 않으면 선거 이후 내년 초로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
SEC는 거래소와 코인에 대한 규제 권한이 주어지지 않으면 비트코인 현물 ETF를 허용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자신이 규제할 수 없는 상품을 시장에 내놓을 수 없다는 논리다.
# 리플 소송, 비트코인 현물 ETF에도 영향
리플 등과 진행하고 있는 소송에서도 SEC는 일관된 입장을 견지할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 골드(비트코인)를 제외하고는 모두 증권 발행의 절차를 밟아야하고, 리플은 이를 위반했다는 입장이다.
SEC의 논리 구조를 깨지 않는 한 리플 소송 역시 해를 넘기 가능성이 높다. 관련 규제가 만들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SEC가 리플 소송에서 패소하게 되면 규제 논리 자체가 흔들린다. 따라서 SEC는 최대한 시간을 끌 가능성이 높다.
SEC 규제 로드맵을 영상으로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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