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James Jung 기자]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 경영에 개입하려는 것일까?
머스크는 트위터 지분 9% 보유 사실이 알려진 직후 “트위터에 편집 버튼이 필요한가요?”라는 내용의 설문을 올렸다. 해당 설문은 통상적인 트위터 설문 조사의 형태를 취했지만 특이한 점이 있다.
Do you want an edit button?
— Elon Musk (@elonmusk) April 5, 2022
의도적으로 설문의 답(yes, no) 철자를 틀리게 적었다. 트위터 사용자들은 잘못 적은 트윗을 사후적으로 수정할 수 있게 해달라고 수 년 째 요청하고 있었다.
트위터는 지난 만우절에 “편집 버튼을 만들고 있다”는 농담을 올리기도 했다. 이 만우절 농담에는 트위터 사용자들의 ‘좋아요’ 반응이 쇄도했다. 그만큼 편집 버튼에 대한 수요가 높았던 것.
머스크가 지분 매입 사실이 공개된 직후 트위터의 편집 기능을 강화하는 내용의 트윗을 게재한 것이 의미심장하게 다가오는 대목이다.
트위터의 CEO 파라그 아그라왈의 반응도 눈여겨볼만하다. 아그라왈은 지난해 11월 트위터 창립자 잭 도시를 이어 CEO가 됐다.
아그라왈은 머스크의 트윗을 리트윗하면서 “설문 결과가 매우 중요하니, 신중하게 투표하세요”라고 말했다.
The consequences of this poll will be important. Please vote carefully. https://t.co/UDJIvznALB
— Parag Agrawal (@paraga) April 5, 2022
마치 머스크의 설문을 트위터의 정책으로 삼을 수 있다는 뉘앙스다. 그러나 이 표현은 머스크에 대한 ‘디스’이기도 하다.
머스크는 “자유로운 의사 표현은 민주주의 핵심이다. 트위터가 이에 충실한가?”라는 설문을 올려 주목 받았다. 트위터 지분 인수 사실은 이 트윗 설문 이후에 알려졌다.
머스크는 트위터가 표현의 자유를 막고, 임의로 계정을 삭제하는 것을 비판했다. 이런 비판을 담은 트윗 설문을 하면서 “설문 결과가 매우 중요하니 신중하게 투표하라”고 한 바 있다.
아그라왈 CEO가 머스크의 표현을 그대로 재인용한 것이다. 트위터 경영진이 머스크의 트윗 하나하나에 주목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머스크는 트위터의 단일 최대 주주다. 잭 도시보다도 2배 이상 지분율이 높다.
월가의 주요 빅테크 기업들은 적대적 M&A를 막기 위해 ‘수퍼 의결권’을 경영진에 부여하는 경우가 많다. 구글(알파벳), 메타(페이스북)도 주식 1개가 하나의 의결권을 갖는 것이 아닌, 수 백 개, 수 천 개의 의결권이 부여된 주식을 발행했다. 이러한 특별 주식은 창업자들의 안정적 경영을 위한 것이다.
트위터의 경우는 이 같은 특별 주식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머스크 마음 먹기에 따라서 트위터 경영에 직접 참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아크 인베스트의 캐시 우드는 “머스크가 트위터 경영진에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크는 테슬라와 트위터 주식에 모두 투자한 바 있다.
그렇다면 머스크는 왜 트위터에 ‘특별한’ 관심을 갖는 것일까?
머스크는 트위터에서 가장 많은 8000만 명의 팔로워를 거느린 수퍼 인플루언서다. SNS가 갖는 위력을 잘 알고 있다. 머스크는 테슬라, 스페이스X 사업은 물론 암호화폐, 웹3, NFT 등 이슈에 대해 거침 없는 의견을 개진하고, 여론을 주도하고 있다.
머스크가 트위터의 여러 정책을 자신의 구상대로 이끌 수 있다면 이 같은 영향력을 더욱 강화할 수 있다.
머스크가 트위터의 일방적인 계정 폐쇄를 비판하고, 편집 기능을 요구하는 트윗을 잇따라 게재한 것은 ‘경영 참여’ 명분을 얻기 위한 사전 포석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암호화폐 진영에서 때로는 친구로, 때로는 적으로 마주친 잭 도시와 머스크가 어떤 대결(?) 혹은 협력을 펼칠지 주목된다.
영상으로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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