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은행, 비트코인 수탁사업 진출
은행, 코인 거래소 허용 요구
[서울=뉴시스] 김제이 기자 = 금융권에 편입될 수 어렵다고 여겨졌던 비트코인 어느덧 금융업의 신사업 먹거리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증권사들은 가상자산 사업 전담을 위해 새로운 법인 설립을 하기도 하는 등 암호화폐를 이용한 신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암호화폐에 보수적인 태도를 보였던 은행권 역시 코인 시장 진출을 위해 대통령인수위원회에 은행의 가상자산 서비스 진출을 허용을 요청하기도 했다.
5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은행연합회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제출용으로 작성한 ‘은행업계 제언’ 보고서에서 ‘가상자산 서비스 진출 허용’을 요청했다.
은행연은 보고서를 통해 “공신력 있는 은행이 가상자산 관련 사업에 진출할 수 있도록 은행법상 은행의 겸영 업무에 가상자산업을 추가해달라”는 내용은 담았다. 즉, 코인거래소, 가상자산 보관 전자지갑 서비스, 가상자산 수탁 서비스(커스터디) 등을 가상자산업으로 정의하는 사업을 은행도 할 수 있게 해달라는 것이다.
앞서 증권사들은 발 빠르게 암호화폐 거래소와 커스터디 사업을 추진 중이다.
SK증권은 지난해 코인거래소 지닥을 운영하는 피어테크와 함께 디지털 자산 커스터디 업무협약을 맺었다. 올해 초에는 부동산 기업 펀블과 블록체인 기반 부동산 디지털 유동화 시스템을 구축하기도 했다.
SK증권은 증권사 중에서도 가상자산에 가장 관심이 많기로 자자하다. 꾸준히 가상자산 관련 보고서를 발간하는 등 증권사에는 가장 먼저 정기적인 보고서를 발표하고 있다.
1위 증권사 미래에셋증권도 가상자산 시장 진출을 위한 작업에 한창이다.
미래에셋그룹은 자회사 미래에셋컨설팅을 통해 가상자산 사업 전담을 위한 법인 설립을 진행 중이다. 신설 법인을 통해 블록체인 지갑을 개발하고 운영하고 커스터디 서비스도 운영할 예정이다. 특히 가상자산 투자가 어려웠던 기관을 대상으로 하는 솔루션 서비스 개발, 주문시스템 개발·관리 등을 계획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블록체인 기반 증권형 토큰(STO) 사업 진출을 계획 중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하반기 STO 개발 및 운영 업무를 위한 석박사급 인력을 채용하기도 했다. STO은 부동산, 미술품 등 실물자산을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토큰화한 것이다.
소유자는 지분, 이자, 배당금 등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어 주식과 유사하지만 적은 금액으로도 투자가 가능하고 투자 방식 자체도 간단하다는 장점이 있다. 삼성증권은 이 밖에도 글로벌 컨설팅 기업에서 증권형 토큰 관련 컨설팅을 받으며 체계적으로 가상자산 관련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해 블록체인 업체인 두나무 지분 6.14%를 인수했다. 두나무는 국내 1위 가상자산거래소인 업비트의 운영사다.
증권사와 시중은행들이 가상자산 사업에 열을 올리는 데에는 수익성 강화가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암호화폐 거래소들은 모바일과 웹 기반으로 영업점 비용이 전혀 들지 않고 적은 인력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높은 영업이익률을 자랑한다.
무려 80%를 웃도는 영업이익률을 기반으로 한 암호화폐 거래소들의 이익 규모는 대형 증권사를 넘어섰으며, 시중은행마저 위협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주요 증권사들의 영업이익은 ▲미래에셋증권 1조5000억원 ▲한국투자증권 1조3000억원 ▲삼성증권 1조2800억원 ▲NH투자증권 1조200억원 등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는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의 지난해 영업이익인 3조2714억원에 훨씬 못 미친다. 국내 거래소 중 업비트의 점유율이 80%를 웃도는 상황에서도 업계 2위 빗썸을 운영하는 빗썸코리아의 영업이익도 782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비트코인 랠리와 함께 암호화폐 거래소가 부쩍 성장하면서 시중은행의 영업이익도 바짝 뒤쫓았다. 지난해 하나은행 영업이익은 3조4184억원, 신한은행은 3조5867억원을 기록하며 두나무의 영업이익과 비슷한 수준을 나타냈다.
◎공감언론 뉴시스 je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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