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 “경제 호황에도 침체 경고 지속 나와”
도이체방크 “적극적 긴축에 내년 말 침체 가능성”
[서울=뉴시스] 유자비 기자 = 미국 경기의 연착륙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 등 불확실성이 높아진 시기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대응에 의문을 제기하며 경기 침체를 경고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반면 가능성이 낮다는 의견도 나온다.
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 경제가 여러 면에서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경기 침체를 경고하는 목소리가 지속 나오고 있다.
미국의 일자리는 지난달 43만1000개 늘어났으며 실업률은 3.6%로 떨어져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을 소폭 웃돌았다. NYT는 미국이 코로나19 대유행 초기 몇 주 동안 잃어버린 일자리 90% 이상을 되찾았다고 밝혔다.
동시에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며 미국의 물가 오름세가 40년 만에 사상 최고 수준을 나타내고 있고,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는 경기 침체를 일으키지 않으면서 물가를 진정시킬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많은 경제학자들은 글로벌 불확실성이 높은 시기에 연준이 체계적 긴축으로 경기를 연착륙시킬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조지워싱턴대의 타라 싱클레어 경제학과 교수는 “지진 발생 중 착륙을 시도하는 것과 같다”고 말했고, 윌리엄 더들리 전 뉴욕 연은 총재는 “(경기 침체가) 거의 불가피하다”고 예상했다.
도이체방크도 이날 보고서에서 “보다 적극적인 통화 정책 긴축이 경제를 침체로 몰아넣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내년 4분기와 2024년 1분기 연준의 추가 긴축으로 미국 경제가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연준은 매파 행보를 강화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날 연준 내 비둘기파로 꼽혔던 레이얼 브레이너드 연준 부의장 지명자는 “이르면 5월 (FOMC) 회의에서의 신속한 대차대조표 축소와 일련의 금리 인상을 통해 체계적으로 통화 정책 긴축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일이 다른 무엇보다 가장 중요하다”라며 이런 기조를 밝혔다.
반면 내년에도 경기 침체가 오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투자 은행 제프리스의 아네타 마르코스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고유가, 금리 인상, 정부 지원 축소가 올해 성장을 둔화시키겠지만 기업 이익은 강하고 가계는 수조달러의 저축을 하고 있으며 부채 부담은 적다”며 “이 모든 것이 경기 침체에 대한 완충 장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NYT는 미국 경제가 지난해 1980년대 중반 이후 가장 강력하게 성장하는 등 코로나19 팬데믹으로부터 빠르게 회복했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감속은 바람직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일부는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면서 공급망 혼란이 완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연준이 많은 조치를 취하지 않고도 물가를 진정시킬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문제는 연준이 결정을 내리는 속도라고 NYT는 지적했다.
예를 들어 급격한 인플레이션을 초래한 불균형이 해소되기 시작했을 가능성이 있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초기 만들어진 연방정부 지원 프로그램이 대부분 종료되며 수요가 감소할 수 있고, 이럴 경우 연준이 너무 공격적으로 행동하면 경기 회복을 방해할 수 있다.
반면 강력한 일자리 증가와 임금 상승이 소비자 수요를 높게 유지하고, 공급망 혼란과 노동력 부족은 지속될 가능성도 있다. NYT는 “이럴 경우 연준이 너무 신중하면 인플레이션을 통제 불능 상태로 만들 위험이 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전쟁 영향으로 불확실성이 커지며 연준의 대응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당초 경제학자들은 인플레이션 지수가 2~3월 정점을 찍고 하락할 것으로 예측했지만, 우크라이나 전쟁과 이로 인한 유가 상승이 큰 변수로 등장했다.
코로나19 사태도 아직 경제에 위협을 가하고 있다. 중국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최근 몇주 동안 엄격한 봉쇄를 시행했고 유럽에선 하위 변이로 인해 확진자가 늘었다. 이는 세계적인 공급망 혼란을 연장시킬 수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jabiu@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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