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김제이 기자 =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지적 받는 비트코인이 오명에서 벗어나기 위해 친환경 채굴 방식을 선택하고 있다. 환경오염 이슈가 있을 때마다 비트코인의 시세가 흔들렸기에 친환경적인 채굴 방식은 환경 보호뿐 아니라 향후 비트코인 시세 안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7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대형 비트코인 채굴업체 마라톤디지털홀딩스는 몬타나주 채굴장을 지속가능한 전력을 사용할 수 있는 새로운 장소로 옮기겠다는 내용을 담은 서류를 지난 5일(현지시각)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했다. 현재 마라톤 디지털 홀딩스는 미국 몬타나주의 하딘 카운티 내 석탄 화력 발전소 근처에서 비트코인 채굴장을 운영 중이다.
마라톤 디지털 홀딩스는 “채굴장 이동 결정은 오는 올해 말까지 100% 탄소중립이 되겠다는 당사의 기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며 “새로운 장소를 통해 더욱 지속 가능한 동력원을 갖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라톤 디지털 홀딩스의 채굴장 이동은 오는 3분기 중에 이뤄질 예정이다. 다만, 현재 몬타나 채굴장이 어디로 옮겨질지 어떤 친환경 전력을 사용할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비트코인 채굴 기업의 친환경적 채굴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비트코인 채굴기업 제네시스디지털애셋은 지난달 스웨덴에 100% 청정에너지를 이용한 암호화폐 채굴 센터를 짓는다고 발표했다. 제네시스디지털애셋은 2024년께 수력과 원자력, 풍력 등 친환경 에너지를 이용한 비트코인 채굴 센터를 완공할 예정이다.
이보다 앞서 지난해 11월 나스닥에 상장한 미국의 비트코인 채굴 기업 스트롱홀드디지털마이닝은 오래된 발전소의 폐기물을 에너지로 전환해 수백 개의 비트코인 채굴 장비에 전력을 공급 중이다.
이처럼 비트코인 채굴기업들이 막대한 자금이 필요한 친환경 전환에 목을 매는 데에는 비트코인이 환경파괴의 주범으로 지목돼 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비트코인 채굴 방식인 작업증명(PoW) 암호화폐들은 채굴과 네트워크 검증에 많은 전력을 필요로 한다. 작업증명 방식은 고성능 컴퓨터로 복잡한 수학 연산을 해결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로 이한 화석연료 사용 증가로 이어져 환경 파괴와 기후 변화를 초래한다는 비판이 계속됐다.
지난달 유럽의회 경제재정위원회(ECON)는 미카(MiCA) 법안을 통해 과도한 에너지를 사용하는 작업증명 기반의 암호화폐를 오는 2025년부터 금지하자는 내용을 포함했다. 미카법안은 반대 34명표, 찬성 24표로 부결됐으나, 막대한 전력을 필요로 하는 암호화폐 채굴에 대한 논의가 공식적으로 논의된 만큼 비트코인의 환경이슈는 꾸준히 지적될 수 있는 요인이라는 게 업계의 의견이다.
정석문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유럽의회에서 작업증명에 관련된 규제를 담고 있는 법안이 나온 만큼 법안이 부결됐다 하더라도 비트코인을 반대하는 입장에서는 계속해서 해당 이슈를 제기할 수 있다”며 “환경 이슈가 불거질 때마다 이로 인한 투자심리도 악화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따라서 채굴기업들이 환경 오염 문제를 해결한다면 시세에 악영향을 줄 요인을 제거하는 셈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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