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미 은행에 6억4900만달러 지불하려 했으나
“美재무부 지난 4일 결제 불허에 루블화 이체”
[서울=뉴시스] 유자비 기자 = 러시아가 6일(현지시간) 지난 4일 만기가 도래한 국채 이자를 달러가 아닌 루블화로 지급했다고 밝히며 디폴트(채무 불이행) 위험이 커지고 있다.
AP통신,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러시아는 이날 성명을 통해 앞서 JP모건체이스로 보도된 익명의 미국 은행에 6억4900만달러(약 7917억8000만원)를 지불하려 했으나 미국의 새로운 제재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앞서 미 재무부는 지난 4일 2022년과 2042년에 각각 만기가 돌아온 국채에 대한 러시아의 이자 결제가 JP모건 계좌를 통해 처리되는 데 대해 불허했다.
이에 따라 러시아는 대신 루블화 자금을 러시아의 국제예탁결제기관의 특별 은행 계좌로 이체했다고 밝혔다.
재무부는 일단 국가가 외환 시장에 접근할 수 있게 되면 채권 보유자가 루블화 지불을 다시 달러로 바꿀 수 있도록 할 지 결정하겠다고 설명했다.
외신들은 채무불이행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러시아에는 30일간의 유예 기간이 있지만 계약상 극히 예외를 제외하면 유로 또는 달러를 요구하고 있다고 NYT는 지적했다.
러시아는 예외를 충족했다고 주장하지만 전문가들은 다른 시각을 보이고 있다. 버지니아대학교 로스쿨 교수인 미투 굴라티 교수는 “설령 조항이 있다고 해도 러시아가 이 조항을 사용할 자격이 있을 지는 불명확하다”고 밝혔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와 같은 신용평가사들은 러시아 신용등급을 ‘정크’ 수준으로 강등시키고 채무불이행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러시아는 여전히 빚을 갚을 용의가 있다는 신호를 보냈지만 크렘린궁은 제재가 그대로 유지된다면 달러나 유로 대신 루블로화로 갚겠다고 경고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러시아는 부채 상환에 필요한 모든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며 “이런 차단이 계속되면 루블화로 지불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미국 재무부는 지난 4일 러시아 금융 거래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러시아가 미국 은행에 보유하고 있는 달러를 사용해 부채를 상환하는 것을 차단했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미국 정부 승인을 받아 달러로 부채를 상환해 디폴트를 피해왔다. 그러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전범 재판’에 회부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는 가운데 미국은 제재를 강화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abiu@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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