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를 앞두고 기준금리 인상 경계감에 국고채 3년물 등 전구간에서 또다시 연고점을 경신했다.
3년물 뿐 아니라, 10년물 등 대부분의 구간에서 연중 최고치를 또 다시 넘었다.
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서울 채권시장에서 국채 3년물 금리는 전장보다 0.082%포인트 상승한 2.987%를 기록했다.
지난 6일(2.941%) 기록한 연중 최고 기록을 다시 뛰어 넘었다. 이는 2013년 12월 12일(3.006%) 이후 8년 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국채 3년물은 오후 2시30분께 장중 2.999%까지 오르면서 3% 돌파를 시도했다.
국채 5년물은 0.070%포인트 상승한 3.116%를 기록했다. 지난 6일 기록한 연중 최고 기록(3.097%)을 넘어섰다. 2014년 5월 13일(3.121%) 이후 7년 1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국채 10년물 금리도 전장보다 0.041%포인트 상승한 3.169%로 6일(3.129%) 기록한 연중 최고 기록을 또다시 경신했다. 2014년 6월 30일(3.70%) 이후 7년 10개월 만에 가장 높다.
20년물 역시 0.004%포인트 상승한 3.135%로 7일(3.131%) 기록한 연중 최고기록을 넘었다. 2014년 9월 23일(3.141%) 이후 가장 높았다. 국채 금리는 전 구간 상승세를 보였다.
30년물도 0.003%포인트 오른 3.053%로 마감했다. 2014년 12월 10일(3.062%) 이후 최고치다.
이에 따라 3년물과 10년물 간 스프레드(금리차)는 0.182%포인트 까지 좁혀졌다. 지난 6일(0.188%포인트) 보다도 스프레드가 더 축소된 것다. 이는 2019년 10월 8일(0.165%포인트)이후 2년 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날 국채 금리가 또다시 연고점을 경신한 것은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10년 만에 4%를 넘어서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어 다음주 열리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3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4.1% 올랐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를 돌파한 건 2011년 12월(4.2%) 이후 10년 3개월 만에 처음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국제유가 급등으로 석유류 가격이 31.2%나 상승한 영향이다. 식료품·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도 광범위한 물가상승압력 확산세가 이어지면서 2009년 6월(3.0%)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인 2.9%를 기록했다.
한은도 앞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원유, 곡물 등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당분간 4%대를 나타낼 것으로 내다봤다. 또 올해 연간으로는 지난 2월 전망치(3.1%)를 크게 상회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이에 따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이번달이나 다음달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명분이 커졌다.
여기에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가 정부로부터 소상공인 손실규모 추계 초안을 보고 받고 재난지원금 등 지원방안 구체화를 요청하면서 2차 추가경정예산안(추경) 편성이 가시화 된 점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윤 당선인은 대선 공약을 통해 50조원 이상의 재정을 확보해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손실 보상을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추경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적자 국채를 발행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채권 가격이 하락(채권 금리 상승)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 연준의 긴축 움직임도 국고채 금리를 끌어올리고 있다.
미 연준은 이미 수차례 역대급 속도의 금리 인상이 진행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미 연준이 6일(현지시간) 공개한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다수의 회의 참석자들은 “인플레이션 압력이 올라가면 향후 회의에서 한 차례 이상의 0.5%포인트 기준금리 인상이 적절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금리인상과 함께 긴축 통화정책의 양대 수단인 대차대조표 축소(양적긴축)에 대해 연준 위원들은 이르면 5월부터 매달 950억 달러(국채 600억, MBS 350억) 한도 내에서 진행하는데 동의했다. 이들은 높은 물가 상승과 타이트한 고용시장을 감안했을 때 과거보다 더 빠른 속도의 양적긴축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에 따라 5월 0,5%포인트 인상 전망은 기정 사실화됐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추가 기준금리 인상 시점은 이창용 총재가 취임한 이후 한국은행의 수정 경제전망도 발표되는 5월 금통위가 더 적절할 것으로 판단하지만 4월 기준금리 인상도 배제하기 어렵다”며 “인플레이션에 대한 대응이 글로벌 중앙은행의 공동 과제로 떠오른 상황이기 때문에 추가 기준금리 인상은 시간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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