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인 통화정책 정상화에 대한 경계감이 지속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9거래일 만에 1220원을 다시 넘어섰다.
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219.5원) 보다 5.6원 오른 1225.10원에 마감했다.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 보다 4.4원 오른 1223.5원에 문을 열었다. 장 시작부터 1220원을 돌파하면서 장중 1225.9원까지 올랐다. 원·달러 환율이 1220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달 28일 이후 9거래일 만이다.
간 밤 발표된 미국의 실업 지표는 54년 만에 최저 수준을 나타내는 등 고용이 견조한 모습을 유지했다.
미 노동부는 7일(현지시간) 지난주(3월 27일∼4월 2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직전주(17만1000건)보다 5000건 감소한 16만6000건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연준에서 가장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인물로 꼽히는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얼해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3.5%로 높이는 것이 적당하다고 밝혔다.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는 0.25~0.50%다.
불러드 총재는 7일(현지시간) 미주리대 토론회에서 “올해 연방기금 금리가 3.5% 수준까지 높아져야 한다”며 “미국의 물가 상승률이 1974년, 1983년 인플레이션에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매우 높다”고 말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확보를 위해 군대를 재배치해 전쟁이 장기화될 것이란 우려가 커진 점도 달러 강세에 영향을 미쳤다. 이에 따라 국내 유가증권 시장에서 외국인 자금 유출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등 환율 상승을 자극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전날 발표한 미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에도 주목했다.
미 연준은 한 차례 이상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 단행은 물론 양적 긴축을 과거보다 빠르게 착수할 것임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다음달 0.5%포인트 금리 인상이 사실상 확정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제유가는 국제에너지기구(IEA) 회원국의 비축유 방출과 긴축 가속에 따른 수요 둔화 우려로 배럴당 100달러를 하회하고 있다.
7일(현지시간) 미국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0.74% 상승한 배럴당 96.94 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ICE선물거래소에서 6월물 브렌트유 선물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0.37% 상승한 배럴당 101.44 달러에 마감했다. 장중 배럴당 98.50 달러까지 하락하며 배럴당 100달러 아래로 내려갔다.
7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 나스닥 지수 등 3대 주요 지수 모두 상승 마감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 지수는 전장 대비 87.06포인트(0.25%) 오른 3만4583.57에 거래를 마쳤다. 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9.07포인트(0.43%) 상승한 4500.22,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전장대비 8.48포인트(0.061%) 오른 1만3897.30에 장을 마쳤다.
같은 날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장보다 2.61% 상승한 2.665%로 마감했다. 통화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전장보다 0.64% 내린 2.467%로 마감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미 연준의 정책 정상화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우려 등 위험선호 위축으로 달러가 강세를 보이며 원·달러 환율도 상승했된다”며 “특히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가 연말까지 2.75%포인트 추가 정책금리 인상을 골자로 한 긴축 플랜을 주문하면서 강 달러 분위기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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