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협조해 가계부채 연착륙될 수 있게”
이창용, 연일 가계부채 관리 중요성 강조
기준금리 인상 속도 빨라질 듯
“저소득자, 금리상승시 상환능력 악화될 수 있어”
“금통위는 합의체 의결기관…총재 공백 차질 없어”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가 10일 “가계부채 증가 속도 안정화가 시급한 정책과제”라며 가계부채 문제를 또다시 언급했다. 이에 따라 이르면 이번 달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는 등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이 후보자는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금리 정상화 과정에서 가계부채 관리 방안’을 묻는 서면 질의에 이 같이 답했다.
그는 “가계부채 문제는 부동산 문제와도 깊이 연결돼 있고 향후 성장률 둔화 요인이 될 수 있어 가계부채 증가속도를 안정화하는 것은 시급한 정책과제”라며 “한은이 금리 시그널을 통해 경제주체들이 스스로 가계 부채관리에 나서도록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한은에 따르면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과 카드사, 백화점 등의 판매신용을 더한 지난해 4분기 말 가계신용 잔액은 1862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사상 최대치다.
가계빚은 연간으로 전년대비 134조 늘면서 역대 2위의 증가폭을 기록했다. 한은은 그동안 저금리로 늘어난 가계부채가 부동산 등으로 흘러 들어가면서 ‘금융불균형’을 심화시키고 있는 만큼 통화정책 정상화를 지속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해왔다. 이 후보자가 연일 가계부채 해결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분석된다.
이 후보자는 그러나 “가계부채 문제를 통화, 금리정책만으로 해결하기는 어려우며 채무재조정, 개인파산제도의 유효성 제고 등 미시적 정책 대응도 함께 강구될 필요가 있다”며 “금리정상화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저신용자, 노인, 빈곤층에 대한 지원책도 병행될 필요가 있다. 정부·감독당국과 협조해 가계부채 문제가 연착륙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또 금리인상으로 인한 ‘고위험 가구’ 전망에 대해서는 “그간 증가세를 보여왔던 고위험가구의 수와 부채규모는 지난해 코로나19 관련 금융지원 조치들의 영향 등으로 다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그러나 앞으로 대출금리 상승 등으로 가계의 이자 상환 부담이 늘어나면 소득 및 자산 대비 부채규모가 상대적으로 큰 가구를 중심으로 고위험 가구로 편입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한은에 따르면 고위험 가구 수는 2020년 40만3000가구로 전체 금융부채 보유 가구의 3.4%를 차지했으나 지난해 38만1000가구(3.2%)로 줄었고, 같은 기간 금융부채 규모도 79조8000억원에서 69조4000억원으로 줄었다. 고위험 가구는 처분가능 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부담이 크고, 자산 매각을 통한 부채 상환이 어려운 가구를 말한다.
이 후보자는 “특히 낮은 이자율에 편승해 과다 차입으로 주택구입 등에 나선 가구와 소득에 비해 부채비율이 높은 저소득자의 경우 금리상승 시 상환 능력이 악화될 수 있으므로 이를 면밀히 점검해 사전에 경고하는 등 관련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우려했다.
오는 14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총재 공백 속에서 열리는 것과 관련 해서는 “통화정책은 합의제 의결기관인 금융통화위원회가 결정하는 것인 만큼 총재 공백 상황에서도 금융통화위원들이 금융·경제 상황을 잘 고려해서 차질없이 통화정책을 수행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금통위는 사상 처음으로 총재 공백 속에서 열리는 가운데, 주상영 금통위 의장 직무대행이 기자간담회를 주재한다. 앞서 금통위는 지난달 24일 본회의에서 주 위원을 이번달 1일부터 9월 30일까지 6개월 동안 의장 직무대행 위원으로 결정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ou@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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