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미국의 물가지표 발표를 하루 앞두고 지난달 물가가 8%를 넘어설 것이란 경계감에 원·달러 환율이 2거래일 연속 1230원을 넘었다.
1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233.1원)보다 3.1원 오른 1236.2원에 문을 닫았다.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2.2원 오른 1235.3원에 문을 열었다. 이후 장중 1238.4원까지 치솟으며 1240원을 테스트 했으나 끝내 넘지는 못했다.
원·달러 환율은 미 연준의 고강도 긴축 가능성에 전날 18거래일 만에 1230원을 재돌파 한 바 있다. 5거래일 연속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투자자들은 이번주 발표되는 미국의 물가지표를 앞두고 미 연준의 공격적 긴축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미국은 오는 12일(현지시간) 소비자 물가지표 발표를 앞두고 있다. 지난 2월 미 소비자 물가지수(CPI)는 전년동월대비 7.9% 오르며 1982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3월 미국 소비자물가가 8%를 웃돌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미 연준의 고강도 긴축 경계감에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다음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0.5%포인트 빅스텝 가능성이 기정 사실화 되고 있다.
뉴욕 연은 조사결과 1년 기대 인플레이션 중앙값이 6.6%로 급등하면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3년 기대인플레이션은 3.8%로 소폭 둔화했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고, 1년 내 가계 재정 개선 기대는 23%로 역대 최저치를 달성했다.
미 연준 인사들의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발언도 이어지고 있다. 비둘기파로 분류되는 찰스 에반스 미국 시카고 연방은행 총재는 5월 FOMC에서 0.5%포인트 금리인상 가능성 높다고 주장했다.
에반스 시카고 연은 총재는 11일(현지시간)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올해 매 회의마다 0.25%포인트씩 금리를 인상할 경우 목표 달성이 불가능하다”며 “오는 12월까지 중립금리 수준을 달성한다 하더라도 경제적으로 큰 충격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 유가는 배럴당 100달러 하회를 지속하고 있다. 11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1.48% 하락한 배럴당 95.3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5거래일 연속 배럴당 100달러 밑으로 마감했다. 미국이 앞으로 6개월간 하루 100만 배럴의 비축유를 추가로 방출하기로 한 데 이어 국제에너지기구(IEA) 회원국들도 수천 만 배럴의 원유를 추가로 방출하기로 하면서 유가가 하락 압력을 받았다.
같은 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 나스닥 지수 등 3대 주요 지수 모두 하락 마감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13.04포인트(1.19%) 내린 3만4308.08에 거래를 마쳤다. S&P 500 지수는 75.75포인트(1.69%) 하락한 4412.53,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299.04포인트(2.18%) 내린 1만3411.96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3.4% 반등했던 나스닥 지수는 이달 들어 5% 넘게 떨어졌다.
이날 채권시장에서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장보다 1.90% 오른 2.774%로 마감했다. 국내 시간으로 9시 10분 현재 2.809%로 2.8%를 넘어섰다. 2019년 1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통화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전장보다 1.76% 내린 2.499%로 마감했다.
김승혁 NH선물연구원은 “오늘 환율은 미국 3월 CPI 경계 속 달러가 강세를 보이며 상승했다”며 “중국 물가지표가 예상치를 상회했다는 점도 위안화 약세 재료로 소화됐고, 같은 아시아권에 묶인 한국의 원화 또한 약세 압력을 이어 받아 환율 상승 압력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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