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최동녘 기자] 국내 상장사들이 코인 발행을 잇따라 추진하면서 지분 관계가 있는 암호화폐 거래소들 간에 교차 상장 가능성이 초미의 관심사로 부상했다.
지난 14일 국내 거래소 코빗은 컴투스의 코인 CTX(C2X)를 상장했다. 3월 21일 글로벌 거래소 FTX에 상장한 이후 국내 거래소 중에는 처음이다.
코빗은 왜 CTX를 상장했을까? CTX와 관련 있는 거래소는 코빗이 아니라 코인원이다.
# 거래소 특수관계사 발행 코인, 해당 거래소에는 상장 어려워
컴투스홀딩스는 코인원 지분 21.9%(15만 1218주)를 보유하고 있다. 38.43% 지분을 보유한 차명훈 코인원 대표에 이은 2대 주주다.
특금법상 가상자산사업자(거래소)는 특수관계인이 발행한 가상자산의 매매, 교환을 다룰 수 없도록 정하고 있다. 컴투스가 발행한 CTX는 코인원에 상장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었다.
–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
제10조의20(가상자산사업자의 조치) 법 제8조에서 “고객별 거래내역을 분리하여 관리하는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조치”란 다음 각 호의 조치를 말한다. <개정 2021. 10. 5.>
…
5. 자금세탁행위와 공중협박자금조달행위를 효율적으로 방지하기 위해 다음 각 목의 행위에 대한 거래를 제한하는 기준을 마련하여 시행할 것
가. 가상자산사업자나 가상자산사업자 본인의 특수관계인(「상법 시행령」 제34조제4항 각 호에 따른 특수관계인을 말한다)이 발행한 가상자산의 매매ㆍ교환을 중개ㆍ알선하거나 대행하는 행위
주목할 부분은 CTX가 상장한 국내 거래소가 SK스퀘어가 대주주로 있는 코빗이라는 점이다. SK스퀘어는 코빗 지분 35%가량을 보유한 2대 주주다.
SK스퀘어도 자체 코인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기업이다. 두 기업은 국내 거래소 대주주라는 공통점도 있다.
# SK 코인은 어디로 갈까? 코인원에 상장하면 ‘상장 주고받기’ 의심 살 수 있어
SK스퀘어가 코인을 발행할 경우, 컴투스와 마찬가지로 지분을 보유한 코빗에는 상장이 어렵다.
그렇다면 SK 코인은 어디에 상장하게 될까? SK 코인이 코인원에 상장될 경우, 거래소 대주주 사이 ‘코인 상장 주고받기’를 했다는 의심을 살 수 있다.
과거 주식·채권 시장에서 대기업 계열 증권사들 사이에 있었던 ‘A 계열 증권사는 B사 채권을 발행’하고, ‘B 계열 증권사는 A사 채권을 발행’하는 것과 같다.
컴투스와 코빗 관계자들은 이번 상장이 양사 간 사전 협의된 내용이 아니며, 코빗의 자체 상장 프로세스를 거쳐 진행되었다는 입장이다.
사전 교감이 전혀 없었다는 것. 일각에서 제기한 도둑 상장 논란에 대해서 컴투스 측은 이렇다할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코인 상장 일정은 거래소와 코인 프로젝트 사이에 교감이 있다고 해도 외부에서 사실을 확인하기 어렵다.
거래소와 거래소 지분이 있는 코인 발행사 사이의 이해 상충, 특혜 문제를 감시할 장치가 없는 셈이다. 거래소가 코인 상장 권한을 독점적으로 행사하기 때문이다.
코인 교차 상장을 시도하더라도 현행 특금법으로는 막을 방법이 없다.
# 컴투스 코인, 국내 거래소 상장 효과는 크지 않아…3달러 수준에서 횡보 이어져
컴투스 코인 CTX는 15일 오전 11시 국내 거래소 코빗에서 4249원(3.46달러)에 거래된다. 상장 소식이 알려진 13일 글로벌 거래소 FTX 종가인 4353원(3.55달러) 대비 2.4% 내렸다.
일주일 전인 4월 8일 CTX 종가는 4462원(3.63달러)으로, 이 기간 약 4.8% 하락했다.
같은 기간 비트코인을 제외한 가상자산 시가총액은 1조 1924억 원에서 1조 1031억 원으로 7.5% 내렸다. 시장 하락세가 CTX 하락세보다 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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