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상영 ‘성장’발언 이후 달라졌나
[서울=뉴시스] 이승주 류난영 기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기준금리를 연 1.5%로 0.25%포인트 인상한 가운데 국고채 금리가 일제히 하락했다. 오전께 상승하던 3년물은 하락 전환하며 3%대 밑으로 내려갔다.
1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께 서울채권시장에서 국채 3년물 금리는 전장 대비 0.113%포인트 하락한 2.888%를 기록했다. 오후께 하락전환하며 3%를 밑돌더니 2%대 후반에서 움직였다. 지난 11일 8년4개월 만에 3%를 돌파한 이후 4거래일 만에 3%대 아래로 내려갔다.
이날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한 직후 기자간담회가 열리기 전에만 해도 3년물이 3.004%로 전장보다 소폭 올랐었다.
장기물도 모두 하락세로 돌아섰다. 5년물은 0.089%포인트 하락한 3.107%를 기록했다. 이날 오후 2시20분께 5년물은 0.110%포인트 하락한 3.085%로 집계됐다. 국채 10년물 금리도 전장보다 0.067%포인트 내린 3.220%다.
20년물은 0.018%포인트 하락한 3.195%, 30년물은 0.012%포인트 떨어진 3.098%, 50년물은 0.011%포인트 내린 3.072%로 집계됐다.
출고일자 2022. 04.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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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금통위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부에서 금통위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1.25%에서 1.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이날 금통위는 사상 처음으로 금통위 의장인 총재 공석 속에서 열린 가운데, 주상영 금통위원이 의장 직무대행으로 회의를 주재했다. 기준금리 인상 결정도 금통위원 6명 전원 만장일치로 이뤄졌다.
통상적으로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단기 채권 금리가 상승하는 요인이 된다. 이날 단기물을 포함해 국채금리가 전구간 하락 전환한 것은 주 금통위 의장 대행이 “성장 하방 위험이 더 커질 경우 경기 하방 위험을 더 중점적으로 볼 수 있다”고 언급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또 주 직무대행이 기준금리를 중립금리 이상으로 올리지 않을 것이라고 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시장은 현재 우리나라의 중립금리 수준을 2.5%정도로 보고 있다. 연말 기준금리 수준이 2.5%로 보고 있는 것은 과도하다고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주 직무대행은 이날 기준금리 인상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우크라이나 사태가 물가 상방 위험을 높이는 것은 맞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성장의 하방 위험을 높이는 것”이라며 “오늘 (금리 인상) 결정은 물가 상방 위험에 보다 중점을 둘 수 밖에 없는 것이었기에 그런 것인데 앞으로는 물가 상방 위험 뿐 아니라 성장 하방 위험도 종합적으로 더 균형있게 고려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기준금리 속도가 조절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왔다.
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중립금리 이상 수준으로 올릴 것이란 예측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도 중립금리 이상으로 올릴수 있냐는 질문에 “그럴 상황은 아니다”고 못박았다. 중립금리는 경기를 과열 또는 위축시키지 않는 적정 수준의 금리를 뜻하는데 기준금리 결정을 할 때 주요 잣대 중 하나로 꼽힌다.
그는 “미국의 경우 노동시장이 완전고용에 가까운 상태인데 물가상승 압력이 굉장히 높아 중립금리 이상으로 금리를 높일 필요가 있다”며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는 적어도 현재의 판단으로는 그 이상 수준으로 올려야 될 정도의 한계 상황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국고채 단순 매입 가능성도 내비쳤다. 국채 매입은 국채금리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주 직무대행은 “시장 금리가 급격한 변동성이 있을 때는 언제든지 시장 안정화 조치 할 준비가 돼 있다”며 “시기 등을 사전에 정해서 말씀드리기는 어렵지만 단순매입을 할 때 시장금리 변동성이 과도하게 확대될 때 한해 한시적으로 매입하겠다”고 말했다.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불확실성도 해소된 점도 국채금리 안정에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뉴질랜드 역시 0.5%포인트 빅스텝 단행에도 불구하고 채권금리는 안정세를 보였다.
출고일자 2022. 04.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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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주상영 금융통화위원(의장 직무대행)이 14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제공) 2022.04.1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주상영 금통위 직무대행이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할 때 성장도 고려를 하겠다고 하면서 성장이 꺾이게 되면 기준금리 상단이 낮아 질 것이라고 본 것 같다'”며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막기위해 중립금리 이상 수준으로 기준금리를 올려야 한다고 했는데 한국도 이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런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국채 금리가 전구간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임 연구원은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4%를 돌파하는 등 인플레이션 우려가 높아지고 있어 앞으로 국채금리 상방 압력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5월에는 쉬어가고 3분기에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하는 등 연말 기준금리가 2.0%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oo47@newsis.com, you@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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