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뮤직카우 투자계약증권 결정…도입 후 첫 사례로
저작권료 참여청구권, 증권으로…”투자자보호 중요해질 것”
뮤직카우 이어 조각투자·가상자산 투자계약증권 논의될 듯
내주 ‘신종증권 가이드라인’ 발표…’증권성 여부’ 자체 진단
[서울=뉴시스] 류병화 기자 = 금융당국이 음원 조각투자 플랫폼인 뮤직카우를 자본시장법 안으로 편입했다.
앞으로 미술품, 한우, 명품 등 고가의 자산을 쪼개 거래하는 조각투자 업체들이나 증권성을 갖고 있는 일부 가상자산이 점차 법망 안으로 들어오는 논의를 시작하게 될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투자자와 사업자들이 증권성 여부를 판단할 수 있도록 미국 ‘하위 테스트(Howey Test)’와 마찬가지로 ‘신종증권 가이드라인’을 내주께 내놓을 예정이다.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20일 열린 정례회의에서 뮤직카우의 음악 저작권료 참여청구권이 자본시장법상 투자계약증권에 해당하는 것으로 판단했다.
투자계약증권이 도입된 이후 첫 적용 사례에 해당한다. 뮤직카우는 자본시장법상 공시규제 위반에 따른 제재 대상에 해당할 수 있으나 투자자 피해를 막기 위해 금융당국은 투자자 보호장치 마련을 조건으로 제재 절차는 당분간 보류하기로 했다.
◆뮤직카우 증권으로 결론…고심 끝에 ‘첫 투자계약증권’ 사례로
금융당국은 지난해 말 ‘뮤직카우가 자본시장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투자자 피해 민원을 받아 자본시장법상 증권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논의해왔다. 뮤직카우는 저작재산권을 직접 쪼개 판매하는 대신 ‘저작권료 참여청구권’이라는 개념을 통해 저작권의 수익을 받을 권한을 나눠 고객들에게 판매하는 방식을 활용하고 있다.
지난달 금융당국은 뮤직카우의 이 ‘저작권료 참여청구권’을 증권으로 잠정 결론 내린 뒤 증권 중 투자계약증권이나 파생결합증권 중 하나로 포섭하기로 했다.
파생결합증권으로 판단되면 뮤직카우는 미인가 영업행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분류돼 영업을 중단할 가능성도 있었으나 이를 피하게 됐다.
이후 전문가 자문기구인 ‘법령해석심의위원회’ 논의에서 위원 모두가 투자계약증권에 해당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일부 위원은 ‘법을 적극적으로 해석할 경우 파생결합증권에 해당할 소지도 있다’는 의견을 냈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실장은 “투자계약증권 첫 번째 사례라 상당한 의의가 있다”며 “향후 미술품, 와인, 부동산 등 각종 실물 조각투자가 투자계약증권으로 포섭될 가능성이 높아 업자 진입 규제와 영업행위 규제, 투자자보호 규제를 어떻게 만드냐가 중요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과거 투자계약증권 도입을 꺼렸던 주된 이유는 폰지 수법을 악용할 가능성 때문”이라며 “폰지 형태를 활용한 투자계약증권 악용 가능성도 최소화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출고일자 2021. 08. 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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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음원 거래 플랫폼 ‘뮤직카우’ 광고 모델로 발탁된 가수 윤종신, 선미, 이무진. (사진=뮤직카우 제공).2021.08.02.photo@newsis.com |
◆투자계약증권 속속 편입 전망…내주 ‘신종증권 가이드라인’ 나온다
금융투자업계는 금융당국이 이번 뮤직카우를 시작으로 증권성이 있는 조각투자나 일부 가상자산을 투자계약증권으로 속속 논의해 편입 여부를 결정해나갈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성검토위원회를 통해 전문가들의 자문을 구한 뒤 당국 내부적으로 논의를 거쳐 증선위에서 의결하는 방식으로 증권성 여부를 활발하게 논의해나갈 전망이다.
증권성검토위원회는 당초 가상자산 관련 투자 등의 증권성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마련된 만큼 앞으로 조각투자뿐만 아니라 가상자산에 대한 논의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금융당국은 법령 해석과 관련한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한 ‘조각투자 등 신종증권 사업 관련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다음주께 발표할 방침이다. 시장에 자본시장법규 적용 가능성을 안내해 법적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다.
당국은 미국의 하위 테스트와 마찬가지로 사업자나 투자자가 증권성 여부를 판단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하위 테스트는 현금 등 화폐를 투자하고 해당 투자를 통해 일정 수익을 거두면 증권으로 볼 수 있다는 미국의 판례로 증권성 판단을 위한 가이드라인 역할을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조각투자 업체나 증권성이 있는 가상자산 운영사들은 투자자 보호책을 미리 마련해야 할 것으로 관측된다. 법망으로 편입하면 금융당국의 감독을 받게 돼 투자자 보호 장치를 강화해야 한다.
뮤직카우에 대한 제재는 보류됐지만 여타 조각투자가 인기를 끌고 있어 당국이 투자 유의를 당부하고 나섰다. ‘조각투자’ 서비스가 ▲투자정보 불충분 ▲가격 변동성 ▲책임재산 미비 ▲감시장치 부재 등으로 인해 투자를 유의해야 한다며 소비자경보를 발령한 것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hwahw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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