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외환당국의 구두개입에도 원·달러 환율이 2년여 만에 장중 1250원을 돌파하면서 전 거래일 기록한 연중 최고가를 다시 넘어섰다.
2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239.1원)보다 10.8원 오른 1249.90원에 문을 닫았다. 이날 환율은 전 거래보다 4.4원 오른 1243.5원에 개장했다. 장중 1250.1원까지 오르면서 1250원을 넘어섰다. 전 거래일(1245.4원) 기록한 장중 연중 최고 기록을 다시 세운 것이다. 환율이 1250원을 넘어선 것은 2020년 3월 24일(1265.00원) 이후 2년 1개월 만에 처음이다. 전 거래일 한달 여 만에 장중 연고점을 넘어선 데 이어 2거래일 연속 또다시 이를 경신했다.
환율이 치솟자 외환당국이 한 달 여만에 구두개입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외환당국 관계자는 이날 “정부는 최근 환율 움직임은 물론 주요 수급주체별 동향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환당국이 공식 구두개입에 나선 것은 지난 3월 7일 이후 한 달여 만이다. 올해 들어 두 번째다.
이날 오전 10시 28분께 1247.50원까지 오른 직후 외환당국이 구두개입 메시지를 내놨다. 이후 원·달러 환율은 오전 10시 42분께 1246.1원으로 소폭 내려갔으나 이후 다시 빠르게 반등했다.
외환당국은 지난달 7일에도 원·달러 환율이 장중 1227.60원까지 오르자 “최근 대외 여건 변화에 따른 역외의 투기적 움직임이나 역내 시장참가자들의 과도한 불안 심리가 있는지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구두개입에 나선 바 있다.
최근 원·달러 환율 급등은 미 연준의 고강도 긴축 가능성 때문이다. 최근 미 연준의 6월 14~15일(현지시간)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 가능성이 불거지고 있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최근 “연준이 0.75%포인트의 금리인상을 단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통과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기존 인플레이션 정점 기대감이 사라지면서 연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예측하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 그룹의 페드워치(FedWatch)에 5월 0.75%포인트 인상 가능성이 97.10%를 기록했다.
22일(현지시간)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미 달러화 지수인 달러인덱스(DXY)는 101.213으로 전장(100.614)보다 0.6% 상승했다.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22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 나스닥 지수 등 3대 주요 지수 모두 큰 폭 하락 마감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981.36포인트(2.8%) 내린 3만3811.40로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2020년 10월28일 이후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이다. 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21.88포인트(2.77%) 밀린 4271.78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도 전장보다 335.36포인트(2.55%) 떨어진 1만2839.29에 장을 마쳤다. 다우지수는 일주일 동안 1.9% 하락하며 4주 연속 떨어졌다. S&P500 지수는 3주 연속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날 채권시장에서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장보다 0.11% 내린 2.905%을 기록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전장보다 0.14% 오른 2.677%로 마감했다. 장중 한때 2.789%까지 올랐다. 장중 고가 기준으로 2018년 1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오늘 환율은 격이 다른 미국의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와 이에 따른 강 달러 압력으로 크게 올랐다”며 “유럽, 중국은 경제적 여건이 받쳐주지 않는다는 판단에 금리인상 조차 언급하지 못하는 상황이지만 미국은 금리인상 발언을 넘어 현재 0.75%포인트 인상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어 강달러 압력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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